[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다저스가 수렁에 빠진 이유

이게 어떻게 같은 팀일 수 있을까. 16번을 싸워 15번이나 이긴 팀이 얼마 후 16번 싸워 15번 패했다. 단일 시즌에 이런 롤러코스터 성적을 올린 팀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일하다.

최근 5년간 특정팀이 16전15패의 참담한 성적을 보인 것은 2013년 휴스턴 아스트로스와 2015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단 두 팀뿐이다. 휴스턴은 그해 111패를 기록했고, 애틀랜타는 100패에 가까운 97패를 당했다. 두 팀 다 최악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 16전15패를 당한 팀은 13일 현재(이하 한국시간) 93승52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체 어떻게 이런 기괴한 일이 벌어졌을까?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주인공은 LA 다저스다. 다저스는 최근 11연패에 허덕이다 13일 간신히 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역투에 힘입어 샌프란시스코에 5-3으로 승리했다.

11연패는 1958년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LA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팀 최악의 기록이다. 다저스는 올 시즌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11연패를 당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구단은 아직 한 팀도 없다. 1953년 뉴욕 양키스가 9연패를 하고도 우승한 것이 최다 기록이다.

다저스의 부진은 묘하게도 다르빗슈 유와 커티스 그랜더슨의 영입 이후 벌어졌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를 위해 7월 말 다르빗슈 유를, 8월 중순 그랜더슨을 각각 데려왔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기 위해 모셔온 선수들이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팀은 수렁으로 빠져 들었다. 다르빗슈는 첫 경기서 뉴욕 메츠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보였다. 커쇼와 원투 펀치를 구상해온 다저스의 원대한 꿈이 맞아떨어지나 싶었다.

다르빗슈가 나온 초반 3경기서 3연승 할 때만해도 다저스의 구상은 설득력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3경기서 3연패 당하자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내용도 좋지 않았다. 12⅓이닝을 던져 13실점했다. 평균자책점 9.51.

그랜더슨의 경우도 참담하긴 마찬가지다. 그랜더슨은 양키스 시절 2년 연속 40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30개의 홈런을 터트려 여전한 폭발력을 과시했다.

다저스에 온 후에도 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문제는 정확도다. 그랜더슨은 다저스 이적 후 1할대 타율에 그치고 있다. '모 아니면 도' 식의 무모함으로 번번이 기회를 무산시켰다. 다저스는 다르빗슈 일병을 구하기 위해 류현진을 희생시켰다.
만만한 팀을 상대로 던지게 해 주려고 류현진의 등판 일을 뒤로 미루었다. 강팀의 조건은 선수가 아닌 케미스티리(chemistry.응집력)다. 달리는 말에 잘못 채찍을 가하면 말이 지칠 뿐이다.

texan509@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