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일본·인도 밀월

외교 무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스킨십은 독보적 경지로 정평이 나 있다. '허그(포옹) 외교'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을 '백 허그'하려 했다는 구설에 오를 정도다. 변칙적 악수 매너로 각국 정상을 헷갈리게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품으로 파고들어 그를 '무장 해제'(?)시킨 적도 있다.

모디 총리가 1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격하게 포옹했다. 인도 중서부의 아마다바드 공항에서였다. 모디의 고향이라지만, 외국 정상을 공항까지 마중나간 일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최근 중국과 국경분쟁 후 일본과의 밀월을 보여주는 삽화다. 중국의 환구시보가 '아베를 맞는 인도, 항중연맹을 꿈꾸는가'라며 경계심을 드러낼 정도였다. 하긴 그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나 리커창 총리와 진한 스킨십을 나눈 적이 없다.

중국과 일본, 인도의 삼각관계를 보면 외교에는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금언이 실감난다. 인도가 비동맹외교를 주도하던 시절 중국과 의기투합한 때도 있다. 중국의 저우언라이 총리와 평화5원칙에 합의한 이후 네루 당시 인도 총리는 "인도인과 중국인은 형제다"라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1962년 국경전쟁을 치르고 비동맹외교의 중점이 정치에서 경제로 옮겨가면서 중.인 관계는 데면데면해졌다.

특히 모디 총리의 집권이 변곡점이 됐다. 경제부흥을 최우선 목표로 실용외교를 내세운 그가 일본에 급속히 다가서면서다. 이번에 일본의 참여로 기공하게 될 뭄바이와 아마다바드 간 508㎞ 고속철이 그 징표다. 최근엔 연례 육해공 합동훈련을 하기로 하는 등 '중국 견제'라는 한 배를 탄 양국이 '찰떡 궁합'을 보여준다. 반면 인도는 시 주석의 현대판 실크로드 격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엔 호응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일본과 손잡고 아시아.아프리카 개도국을 잇는 '성장회랑'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구름 낀 세계경제 지평선에서 인도는 가장 밝은 곳"이라고 했다. 중국의 부당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한국 경제가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 지금 '인도로 가는 길'이 새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