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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中서 철수 … 사드보복 피해 확산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4 22:15

수정 2017.09.14 22:15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 선정.. 112개 매장 전부 팔 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중국 당국의 보복으로 사실상 영업이 중단됐던 중국 롯데마트가 매각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매장을 처분하기 위해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데다 나아질 조짐도 보이지 않아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며 "일부 매장만 팔 수도 있고, 협상에 따라 매장 전체를 파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에 모두 112개 매장을 운영해 왔지만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87개 매장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어렵게 운영을 계속하고 있는 나머지 매장도 험악한 현지 분위기 때문에 매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매출은 거의 없는데 임금과 임대료 등 고정비용은 계속 나가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피해규모가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당국은 사드배치 결정 직후인 지난해 11월 29일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마트 영업을 중지시켰다. 표면적으로는 소방과 안전 등 관련 법규를 위반했다는 것이 이유였지만 롯데가 자사 소유 골프장을 사드부지로 제공한 데 따른 보복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이후에도 위생, 통신, 광고 등 다방면에 걸쳐 벌금을 부과하는 등 고사작전을 계속해 왔다.

당초 롯데그룹은 "중국사업 철수는 없다"며 영업 재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롯데는 '중국 친화적' 메시지를 담은 안내문까지 붙이며 중국의 반한·반롯데 정서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3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수혈한 데 이어 최근 3400억원을 추가로 공급했고, 매장 폐쇄 중에도 중국인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는 등 중국 당국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써 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보복조치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최근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로 한.중 관계가 더욱 얼어붙으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급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까지 중국에서 철수하면서 국내 대형마트의 중국시장 공략은 실패로 막을 내리게 됐다.
재계는 현대자동차와 아모레퍼시픽, 오리온 등 중국에 진출한 다른 기업들 역시 사드관련 보복으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다며 한·중 수교 이후 지속돼 온 우리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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