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유엔 총회 개막…외교적 고립 北 행보 주목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8 15:24

수정 2017.09.18 15:24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2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2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공식 개막한 유엔 총회에서 국제적 고립 상태인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리용호 외무상은 당초 오는 25일께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었지만 사흘 당겨진 22일에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상 193개 유엔 회원국들은 총회를 계기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번에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거의 회원국이 기조연설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만큼 북한의 기조연설이 이례적이진 않지만 6차 핵실험 단행이후 첫 대외행보로 주목된다.


북한은 2014년부터 매년 유엔총회 연단에 오르고 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전임자인 리수용 현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참석했고, 지난해에는 리용호 외무상이 기조연설을 맡았다.

그동안 북한측 기조연설 기조는 자국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미국의 위협으로 인한 자위적 조치이며 따라서 이를 제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안보리) 결의안은 무효라는데 초점을 맞춰 왔다. 이번에도 유엔 대북 결의안 채택을 비판하면서 핵무장 능력을 과시하는 메시지를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12형의 전력화가 실현됐다"고 못박은만큼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최근 6차 핵실험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연쇄발사 등으로 이미 유엔차원에서 대북제재 결의안 2371호, 2375호를 연달아 통과시켰기 때문에 유엔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대표단의 입장은 6차 핵실험 이전이긴 했지만 6자 회담 당사국이 모두 참여해 '미니 유엔'이라고 불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의 행보로 유추해볼 수 있다. 북한은 지난 8월 ARF에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이 채택되자 강하게 반발하며 핵 무력 강화의 길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중국과 러시아, 의장국인 필리핀 정도를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의 양자회담도 갖지 못하는 등 외교전에 실패한 북한은 현지를 떠나면서 배포한 성명을 통해 "핵과 대륙간탄도로켓을 보유한 것은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미국의 명백하고 현실적인 핵위협에 대처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단' 명의의 성명은 "미국의 사촉하에 한 유엔성원국의 국방력 강화조치를 제멋대로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매도한 유엔 안보리 결의들은 그 적법성과 도덕성을 상실한 모략문서로서 우리는 언제한번 인정한 적 없다"며 한반도 문제의 근본 원인은 미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리 외무상의 조우도 관심사다. 지난 8월 초 ARF 때도 두 사람의 회동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됐으나 리 외무성이 참석한 ARF 환영 만찬에 틸러슨 장관이 불참하면서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남북 외교장관 만남도 주목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ARF에서 리 외무상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남·북한의 장관급 인사의 처음이자 마지막 접촉이었다.
'구면'인 두 사람이 이번 유엔 총회에서도 만날지, 만난다면 어떤 형태일지 관심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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