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文대통령 유엔에 북핵문제 '대화 중재' 요청...북핵문제 3대 원칙 제시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9 14:23

수정 2017.09.19 14:23

"유엔 사무총장 대화중재 노력에 韓정부 적극 호응할 것"
文대통령...평화적, 근원적, 조속한 해결 등 북핵문제 3대 원칙 제시
靑 "원론적 얘기" 선그으면서도 국제사회 평화적 해결 여론전 주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 회의실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 회의실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욕(미국)=조은효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중재를 요청했다. 아울러 북핵문제가 평화적·근원적·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3대 원칙도 제시했다. 청와대는 유엔을 통한 대화중재 요청이 '원론적 수준'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내심, 중재논의 자체가 국제사회에 북핵문제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전쟁 불가론을 주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뉴욕 도착 첫 공식일정으로 유엔 사무국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만나 "북핵문제가 평화적 방식으로, 근원적·포괄적으로,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유엔 사무총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 정부는 유엔 사무총장의 대화 중재 노력에 적극 호응할 것"이란 입장도 전달했다.

이에 대해 구테흐스 총장은 "북핵문제는 군사적 해법이 아닌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뒤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유엔차원의 협력과 함께,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가 조속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하에 가능한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중재' 요청은 최근 구테흐스 총장이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good offices·주선)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한 일종의 화답차원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화된 지난 8월 중순을 기점으로 구테흐스 총장이 이 문제를 중재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중재 논의가 '원론적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청와대 측의 입장이다. 중재 대상도 불분명하다. 실제 이날 문 대통령과 구테흐스 총장 면담에선 중재가 남·북 대화를 의미하는지, 북·미 대화를 의미하는지, 남북을 포함해 한반도 주변국을 포함한 대화를 의미하는지 등 대상과 방식에 대한 구체적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또 구테흐스 총장이 직접 북한을 방문하거나 대북특사를 보내는 방안 역시 논의되지 않았다는 게 배석자들의 전언이다.

구체성은 없으나, 유엔 사무총장과 한국 대통령이 중재 용의와 요청을 번갈아 주고 받았다는 점에서 향후 논의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최근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반도 상황이 최근 수년간 가장 심각하다"면서 우발적인 무력충돌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낸 바 있다. 이날도 문 대통령에게 "한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관심있게 지켜봐왔다"고 한반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 동서전 냉전을 허문 신호탄이 되었듯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동북아 평화 안정을 위한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유엔 차원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과 구테헤스 사무총장간 면담은 지난 7월 주요20개국(G20)정상회의에서 이뤄진 후 이번이 두번째다.
문 대통령은 이어 뉴욕방문 두번째 일정으로 이날 오후 뉴욕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뉴욕 지역 동포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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