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文대통령, 유엔무대 데뷔] 文대통령 "한·미동맹 철석 같으나 입장 완벽히 같을 수는 없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9 17:32

수정 2017.09.19 17:32

文대통령 동포간담회 참석
국익 우선 재확인
【 뉴욕(미국)=조은효 기자】 "한.미 동맹은 철석같으나 입장이 완벽히 같을 수는 없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방위비 분담 등 최근 한.미 간 쟁점이 되는 되는 현안과 관련해 이런 입장을 제시했다.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칙과 별개로 국익에 있어선 당당하게 협상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열린 뉴욕지역 동포와의 간담회에서 "주한미군기지의 경우 한.미에 공동의 이익이 있지만 방위비를 더 분담해라, 충분하다 하는 논란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FTA를 놓고도 서로 유리하게 하겠다는 논란은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런 정도의 입장 차이는 당연한 것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 약화를 우려하는 일각의 의견을 두고서도 "전혀 그렇지 않고 철석같다"면서 "과거에는 전적으로 미국에 맡겨놓고 우리는 따라가기만 했으나 이젠 우리도 나서서 유엔 안보리 결의가 통과되게 같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 간 첨예한 견채차가 드러나는 현안을 놓고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 중 수용할 만한 것은 받아들이면서도 대화로 얼마든지 접점을 찾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런 입장 차이는 한.미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한.미 동맹은 굳건하니까 염려 마시고 한.미 관계를 일방적 관계에서 우리도 우리 몫을 하는 더 대등한 관계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불거졌을 당시 뉴욕에서도 촛불을 들었던 동포들의 민주주의 수호 노력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미국 사회에 널리 퍼질 수 있게 견인차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하나된 열정, 2018 평창 파이팅'을 외치는 퍼포먼스를 하는 동안 일부 테이블에서는 "사랑해요 문재인"이라는 구호를 연호하기도 했다. 간담회에는 뉴욕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사회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는 동포들이 대거 초청됐다.

일곱살에 미국에 이민을 와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이 아시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한 것을 인정받아 미국 재무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주휘찬씨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환경시장그룹 박경아 전무 등이 참석했다. 문화계에서 활약 중인 동포로는 2004년 세계 3대 발레단인 아메리칸 발레시어터에 입단해 동양인 최초 수석무용수가 된 서희씨와 2015∼2016시즌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영아티스트에 선발된 박혜상씨가 자리했다.
한인 최초로 뉴욕주 하원 의원인 지낸 론 김 의원과 뉴욕주 두 번째 한인 판사인 정범진 뉴욕시형사법원 차석행정판사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먹고살 만하게 됐는데 더 욕심이 생기지 않는가"라며 "자리 잡은 정도가 아니라 중심부로 들어가 미국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도록 정부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김민선 뉴욕한인회장은 "한·미 동맹에 있어 든든한 브리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한인이민사박물관 건립 추진, 재외동포처 신설 등을 요청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