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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유엔무대 데뷔] 구테흐스 총장 만난 文대통령 "북핵문제 유엔이 중재해달라"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0 06:00

수정 2017.09.20 06:00

【뉴욕(미국)=조은효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중재를 요청했다. 아울러 북핵문제가 평화적.근원적.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3대 원칙도 제시했다. 청와대는 유엔을 통한 대화중재 요청이 '원론적 수준'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내심 중재논의 자체가 국제사회에 북핵문제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전쟁 불가론을 주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뉴욕 도착 첫 공식일정으로 유엔 사무국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만나 "북핵문제가 평화적 방식으로, 근원적.포괄적으로,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유엔 사무총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 정부는 유엔 사무총장의 대화 중재 노력에 적극 호응할 것"이란 입장도 전달했다.

이에 대해 구테흐스 총장은 "북핵문제는 군사적 해법이 아닌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뒤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유엔 차원의 협력과 함께 대화를 통해 북핵문제가 조속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하에 가능한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중재' 요청은 최근 구테흐스 총장이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good offices.주선)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한 일종의 화답 차원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화된 지난 8월 중순을 기점으로 구테흐스 총장이 이 문제를 중재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중재 논의가 '원론적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청와대 측의 입장이다. 중재 대상도 불분명하다. 실제 이날 문 대통령과 구테흐스 총장 면담에선 중재가 남북 대화를 의미하는지, 북.미 대화를 의미하는지, 남북을 포함해 한반도 주변국을 포함한 대화를 의미하는지 등 대상과 방식에 대한 구체적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또 구테흐스 총장이 직접 북한을 방문하거나 대북특사를 보내는 방안 역시 논의되지 않았다는 게 배석자들의 전언이다.

구체성은 없으나 유엔 사무총장과 한국 대통령이 중재 용의와 요청을 번갈아 주고받았다는 점에서 향후 논의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최근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상황이 최근 수년간 가장 심각하다"면서 우발적인 무력충돌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낸 바 있다. 이날도 문 대통령에게 "한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관심있게 지켜봐왔다"며 한반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어 19일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등의 이틀차 방미 일정을 소화했다.

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을 비롯해 체코, 세네갈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열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완전한 이행 등 북핵문제 공조방안과 상호 협력 증진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초 예정됐던 한·이라크 정상회담은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가 유엔 총회 불참으로 취소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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