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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평창올림픽, 北 참가한다면 더 안전할 것"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0 18:00

수정 2017.09.20 18:00

바흐 IOC위원장에 당부
평화올림픽 위해 외교전.. 바흐 "예선 통과가 중요"
【 뉴욕(미국)=조은효기자】 "북한이 참여한다면 안전은 더욱 보장될 것이다."(문재인 대통령)

"북한 선수들이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면, 초청장을 보내도 북한 선수단이 참가할지 불확실하다."(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유엔 본부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한국은 과거 남북한 대치상황 속에서도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등 많은 대회를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했음을 언급하며, 북한이 선수단을 파견하면 더욱더 안전한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참여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선수단 파견에 대한 IOC 차원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 '안전한 올림픽'으로 치르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북핵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동북아 지역의 안보상황에 대한 불안을 야기한 상황이나 이럴 때 온 세계가 보란듯이 평창올림픽을 성공시키면 안보불안을 씻어내고 화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기간만이라도 전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인 교전 또는 분쟁, 테러를 중지하자는 내용의 휴전결의안을 유엔에 제출한 상태다. 이 역시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문 대통령은 "올림픽 기간 전 세계에서 평창을 방문하는 선수단은 물론 올림픽 가족들과 관람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완벽한 안전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유엔 총회에 제출한 휴전결의안이 11월 13일 예정대로 많은 국가들의 지지 속에 채택된다면 안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고, 북한이 참여한다면 안전은 더욱더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위한 IOC의 측면지원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선수단 파견은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나아가 중단된 남북대화를 복원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바흐 위원장은 "현재로선 북한 선수단의 참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북한이 예선전을 통과한다면 올림픽 참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겠지만 만일 예선전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IOC가 초청장을 보내도 북한이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에도 방법은 있다. 북한 선수들이 출전권을 따지 못할 경우 IOC가 국제경기연맹과 협의해 북한 선수들에게 '와일드카드'(출전자격 특별 부여)를 주는 경우다. IOC의 협조가 중요한 부분인 셈이다.

앞서 지난 16일 장웅 북한 IOC 위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와 올림픽은 별개 문제라고 확신한다"고 밝혀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 총회 기간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전에 주력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치고 평창동계올림픽 유니폼을 선물한 데 이어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바흐 위원장과 각각 면담한 후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을 선물했다.


이어 20일(현지시간)엔 뉴욕 중심가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공개를 포함한 '평창의 밤'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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