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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에너지와 대기, 그리고 물이 있는 위성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0 18:03

수정 2017.09.20 18:03

우리는 지금 토성으로 간다
찰스 울포스 외 / 처음북스
[책을 읽읍시다] 에너지와 대기, 그리고 물이 있는 위성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지구는 각종 환경 오염으로 황폐해져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게 된 곳이다. 결국 지구를 떠나 우주로 나간다. 여행 또는 이주를 이유로 우주로 떠나는 미래는 수많은 SF영화와 소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재이기도 하다.

'우주 개발의 현재와 가능한 미래'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인간이 지구를 벗어나야 할 필요가 생긴다면, 어디로 가야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사실 인류가 달에 발을 내디딘 시점은 1969년 7월로 50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인류는 달보다 멀리 가본 적이 없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인간을 먼 우주로 보낼 기술력이 부족하고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탐사만을 위한 것이라면 로봇을 보내는 편이 훨씬 안전하고 경제적이다. 즉 인간은 아직까지 우주로 나아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셈이다.

그런데 변화가 생겼다.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가 화성 이주 계획을 내놨다. 괴짜 천재로 불리는 엘론 머스크는 인류 멸종을 막기 위해 2020년까지 화성에 위성도시를 짓겠다는 발표했다.

그런데 저자들은 '왜 화성이냐'고 되묻는다. 화성에 지구보다 나은 무언가가 있냐면, 그것은 아니다. 산소도 없을 뿐만 아니라 대기는 매우 옅고 자기장이 없어 위험한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피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화성에 인간이 살려면 방사선을 차단하고 내부에 압력을 줄 수 있는 시설을 지어야 한다. 결국 엄청난 건축 비용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왜 화성일까. 그것은 인간이 '손쉽게' 갈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히려 화성이 아닌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을 지목한다.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토성까지 가는데만 꼭 18년이 걸린다. 그럼에도 그 곳에는 에너지와 대기, 물이 있다. 차갑고 짙은 대기가 우주 방사선을 막아주고, 온도 조절만 한다면 가압을 하지 않은 집에서 우주복을 입지 않고 살 수 있다. 얼음 상태의 물을 분해해 산소를 얻는 것도 가능하다. 타이탄의 바다는 물이 아니라 액체 메탄이다. 메탄의 바다는 무한한 에너지 공급원이 된다. 그곳에 인간이 산다면 대기의 밀도가 높아 어쩌면 인간은 날아다닐 수도 있다.


어쩌면 이 모든 이야기들이 또다른 SF소설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현재의 과학 수준과 발달 정도를 감안하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왜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야 할까. 이같은 원론적인 질문에 대한 아주 재미있는 과학적 해답을 읽을 수 있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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