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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교스승' 하스, 文대통령에게 두번째 조언.." 한·미가 중심돼 日·中·露 견인해야"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1 09:10

수정 2017.09.21 09:10

뉴욕 방문 중 文대통령 "북핵 해법, 한미정상회담 조언해달라"
하스 美외교협회 회장, "북핵문제 한미가 중심돼야"...일본 운전석론 경계 조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뉴욕 시내 한 호텔에서 미국 연구기관(싱크탱크)대표들과 북핵문제 해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뉴욕 시내 한 호텔에서 미국 연구기관(싱크탱크)대표들과 북핵문제 해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뉴욕(미국)=조은효기자】 "한·미, 중심적 역할로 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국들을 견인해 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멘토'로 불리는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CFR)회장이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일(현지시간)뉴욕 시내 한 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북핵문제 해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문제에 대해 자문하기 위해 미국 연구기관 대표를 초청한 자리에서 하스 회장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체제를 작동시켜 나가려면, 한·미 양국이 생각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주변국들에게)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의 도발 억제 뿐만 아니라 외교적 해법에 있어서도 창의적 방안들도 함께 고민해서 내놓아야 한·미가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가 창의적 해법을 제시해 주변국들을 견인해야 한다는 말은 다시 말해, 한국은 미국과 강한 공조체제를 이뤄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일 동맹에 견인당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미.일 주도의 대북압박기조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소외(코리아패싱)되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는 점, 미.일간 밀착으로 인한 일본의 발언권이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한국내 우려에 대한 조언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스 회장은 앞서 6월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에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문제 및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 대해 조언을 한 인연이 있다. 이번에도 두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 공교롭게 문 대통령의 자문역할을 하게 된 것.

하스 회장은 6월 서울 방문 당시 한국고등교육재단 강연에서 '핵 폐기'에 앞선 '동결'부터 협상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시사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비현실적 목표'라고 표현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미국 뉴욕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 연구기관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리차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CFR)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미국 뉴욕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 연구기관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리차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CFR)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접견엔 호주 외교장관과 호주 총리는 지낸 케빈 러드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장과 국제신용평사가 무디스에서 한국의 신용등급을 담당했던 토마스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도 함께했다.

중국과의 두터운 인맥으로 '중국통'으로 알려진 러드 전 총리는 한국의 대중국정책에 대해 조언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외교부 당국자는 러드 총리의 조언 내용에 대해 "중국이 갖는 한반도에 대한 전략적 이해와 깊은 속내가 무엇인지, 또 그런 것들을 어떻게 다뤄나가면 좋을지에 대해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접견 시작 직후 "북한의 핵·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북한의 입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 만큼 높은 강도의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하는 상황인데, 한편으로는 제재와 압박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고조된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가는 게 좋을지 고견을 구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질문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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