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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은 카톡보다 콘텐츠가 성공열쇠"...임지훈 카카오 대표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1 11:19

수정 2017.09.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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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게임, 웹툰 같은 콘텐츠를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겠다고 밝혔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나 포털 다음 같은 플랫폼 사업으로는 해외시장에 자리잡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임대표는 카카오의 사업 중심에 인공지능(AI)을 놓고 스피커, 자동차, 스마트홈 등 생활영역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기존에 온오프라인연계형(O2O) 서비스에 집중했던 사업 방향을 AI로 전환한 것이다.

임 대표는 지난 20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본사에서 'PRESS T500' 행사를 통해 취임 2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어 "카카오가 갖고 있는 역량과 자산을 동원해 해외시장에 나가 성과를 이루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콘텐츠로 해외 시장 개척
임 대표의 해외시장 전략은 콘텐츠다.
카카오의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는 카카오톡이지만 해외시장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게임, 웹툰 같은 콘텐츠로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 2016년부터 카카오가 진행해온 사업을 요약하면 대한민국이 강한 것을 갖고 해외로 나가려는 의지"였다고 전제하고 "그게 게임, 이모티콘, 웹툰 등 콘텐츠"라고고 설명했다.

실제 카카오는 PC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을 북미와 유럽에서 서비스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웹툰과 웹소설에 비즈니스모델인 '기다리면 무료'를 적용해 일본과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다리면 무료는 여러 회차로 콘텐츠를 분절하고, 이용자가 해당 콘텐츠를 구독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날 때까지 기다리면 다음 회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가 콘텐츠로 눈을 돌린 데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이나 포털 다음으로는 해외에서 승부를 볼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임 대표는 "하나의 국가에서 첫번째 메신저로 전 국민이 매일 사용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중요한데, 카카오톡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진작에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포털 다음도 구글이 이미 장악한 시장에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지난 20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본사에서 열린 'PRESS T500' 행사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지난 20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본사에서 열린 'PRESS T500' 행사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AI 결합한 생활 밀착 서비스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AI 중심의 서비스 영역 확장에 총력을 기울인다. 연내 AI 스피커 외에 AI가 결합된 자동차, 스마트홈 등 생활 영역의 신규서비스를 내놓는다는게 임 대표의 계획ㅇ다. 지난해 사실상 철수를 선언한 O2O 사업 대신 AI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임 대표는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외에도 큰 회사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라며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대기업과의 협업이 연내 지속적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카카오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외에도 GS건설, 포스코건설과 손잡고 카카오의 AI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임 대표는 "카카오의 AI 브랜드인 카카오아이가 결합된 카카오맵, 자동차, 스마트홈, 쇼핑 등이 잇따라 출시될 것"이라며 "우리가 전자제품을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업체들과 손을 잡고 우리의 AI 기술을 결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IT 기업과 같은 운동장에 뛰게 해달라
임 대표는 국내 포털 규제 이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카카오만 잘 봐달라는 의미가 아니라 규제를 하되 형평성에 맞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임 대표는 "여러가지 규제가 있는데 카카오만 딱 예뻐해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혁신해나갈 수 있는 운동장에, 우리도 똑같은 운동장에서 뛸 수 있게 해준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대표는 "카카오보다 몸집이 100배 이상 큰 글로벌 IT 기업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면서 이들과 경쟁하는 것만도 버겁다"며 글로벌 IT 기업과 치열한 경쟁은 고사하고 국내에서 역차별까지 당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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