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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옹호론자들의 대반격 시작되나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1 18:02

수정 2017.09.21 18:02

【베이징=조창원 특파원】가상화폐 옹호론자들이 각국 정부의 규제에 맞서 반격에 나섰다.

가상화폐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가상화폐공개(ICO) 전면중단이라는 규제가 발동되면서 각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는 추세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는 등 존폐위기에 몰리자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가상화폐 정당성을 강조하며 전열정비에 나선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서비스업체인 비트칸이 최근 주최한 비트코인 컨퍼런스가 당초 행사장소인 베이징 대신 홍콩에서 열린 가운데 수백명의 비트코인 트레이더들과 블록체인 기술자들이 참석했다.

중국 정부가 가상화페 자금조달 통로인 가상화폐공개(ICO)를 전면 중단하는 등 고강도 규제 압박을 펼치자 베이징을 피해 홍콩에서 모인 관계자들이 각국의 규제강화에 맞서는 선포식을 갖는 분위기를 연상케 했다.

비트코인 옹호자인 사이버 보안업체 대표 존 맥아피는 이날 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상황을 점점 더 나쁘게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크리에이터, 디자이너, 혁신가들은 이를 피해갈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CMP에 "오늘은 가상통화 옹호론자들과 세계 정부 간의 전쟁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상화폐를 둘러싼 사기거래가 확산되고 돈세탁이나 테러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거세지고 있다. 아울러 가상화폐 자체가 금융안정을 위협할뿐만 아니라 화폐 자체로서 가치도 없다는 공세에 몰린 형국이다.

실제로 JP모건의 제임스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비난했고, 세계적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회장도 비트코인은 "거품"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가상화폐 허위성을 둘러싼 공세에 맞서 옹호론자들은 맞대응에 나섰다.

우선 옹호론자들의 가상화페 금지가 낳을 각종 부작용들을 우려했다.

지지자들은 가상화폐야말로 혁신적인 방식이며 스타트업들이 프로젝트를 위해 자금조달에 용이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 참석자는 "암세포를 파괴하기 위해 화학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많은 건강한 세포마저 죽이는 것처럼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많은 프로젝트를 죽일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맥아피도 지난 1920년부터 1933년까지 미국이 시행한 주류 금지 조치가 알코올 소비를 막지 못한 채 조직화한 범죄만 양산했다면서 "가상화폐에도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제도적 규제가 강해질수록 다른 거래 수단들을 통해 확산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 규제가 강화되자 중국 투자자들이 텐센트의 모바일 채팅앱 위챗을 활용하다가 최근엔 보안성이 뛰어난 텔레그램(Telegram)에서 거래를 하는 등 정부 규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내 가상화폐 거래가 위축되더라도 전세계 관련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중국에서 가상화페 채굴에 부담이 되는 전기세가 부과되고 거래 자체를 막는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일본, 한국, 미국, 홍콩내 거래 시장 활성화로 해외시장 확대가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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