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균 기자의 한국 골프장 산책]

경기 광주 남촌CC‘남촌’에 살어리랏다 ~

(15) 경기 광주 남촌CC
장인정신 담은 서비스… 집처럼 편한 클럽하우스… 대한민국 10대 코스에 작년 리뉴얼까지 마쳐
작은 강자
회원을 가족처럼 대하는 서비스 경영철학인 장인정신 반영.. 국가대표급 코스로 손색 없어
편안한 클럽하우스
안락함 최우선 ‘집’ 콘셉트 살려.. 룸 전체 뻥 뚤려 코스뷰가 으뜸
중용의 묘
자연 원형 살린 클래식 코스 쉬운듯 어려운듯… 골퍼 자극

경기 광주 남촌CC 서코스 5번홀
【 광주(경기도)=정대균 골프전문기자】'남촌은 작은 골프장이지만 저희에게 골프는 모든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의 모든 열정을 헌신합니다. 마치 가족처럼, 고향마을처럼 회원들과 함께 쌓아가는 시간들이 저희는 자랑스럽습니다. 남촌이 제공하는 코스와 서비스, 문화는 철저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합니다.'

생뚱맞게도 '장인정신'을 경영철학으로 하는 골프장이 있다. 경기도 광주시 남촌CC(대표 이완희)다. 이는 어쩌면 코스레이아웃 및 관리,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업계 최고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일종의 자기선언적 표현이 아닌가 싶다. 아울러 강한 자신감의 발로로도 보여진다. 2003년에 그랜드오픈한 이 골프장은 대한민국 10대 코스, 대한민국 스포츠레저문화 대상 수상, 환경의 날 환경부 장관상 수상, 그리고 메이저대회인 KLPGA투어 KB스타 챔피언십 개최 등에서 보듯 국가대표급 골프장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그런 이곳이 리노베이션을 거쳐 2016년 4월 새롭게 탄생했다. 남들이 보기에 흠잡을 곳 하나 없을 것 같지만 나름 손을 봐야하는 곳이 있었던 것이다. 리노베이션은 철저하게 '전통을 이어 가치를 만들어가는 회원의 클럽'이라는 기조 아래 이뤄졌다. 기존 실천 강령인 '멤버스 온리(Members only)'와 '클래식 코스(Classic course)'를 그대로 유지한 채 '홈(Home)'의 개념을 더했다.

다시말해 남촌과 골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회원 소사이어티를 마련해 전통을 중시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클럽 문화로 세대를 이어가는 남촌의 가치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코스는 더욱 자연에 가깝고 땅의 원래 생김새에 가깝게 산세와 풍경이 흐르도록 세심히 다듬어 전략적 긴장감과 자연미를 갖춘 코스로 거듭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콘셉트를 '집'으로 잡은 클럽하우스다. 로비와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거실과 부엌 같은 느낌이 든다. 갓 도정한 쌀에다 정성을 가득 담은 집밥을 내놓으니 어찌 내집 같은 편안함이 들지 않겠는가.

경기 광주 남촌CC 클럽하우스 리빙룸
■내집처럼 더욱 편안해진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는 외벽을 제외하고 싹 바꿨다. 리뉴얼은 B&A의 배대용 소장이 맡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콘셉트는 '집'이다. 이를 위해 그야말로 '숨은 2인치'를 찾아냈다. 그 결과 쓰임새 좋은 안락함을 가져다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리빙룸은 내집 거실처럼 편안함을 간직하면서도 풍경을 즐길 명당 자리가 더 많아졌다. 그래서 라운드 전후로 한가로이 담소를 나누기에 제격이다.

다이닝룸은 기존 공간 배치를 그대로 따랐다. 천장을 개선해 탁 트인 공간감을 조성했다. 부엌에서 마련하는 신선한 식재료는 물론 조리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모던한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실용성을 높인 것도 달라진 점이다.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 골프장 중에서 유일하게 룸 전체가 뻥 뚫려 있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벽이 없는 개방형인 것이다. 그래서 코스 뷰가 예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 좀 과장하자면 한편의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를 보는 느낌이다. 요즘같은 시기엔 그야말로 모든 것이 '가을, 가을'한다.

프라이빗 다이닝룸도 회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룸 수를 더 많이 늘렸다. 각 룸은 방음 효과가 개선돼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보호해준다. 나가서 마음껏 분위기와 풍경에 취해도 되는 테라스도 마련돼 있다. 드레싱 룸은 동반자들이 같은 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 운영된다.

■보다 자연에 가까워진 클래식형 코스

코스 리뉴얼은 클래식 코스의 세계적 대가 카일 필립스가 맡았다. 세계 100대 코스에 오른 스코틀랜드 킹스반스와 스페인 발데라마가 카일이 설계한 코스다. 클래식 코스는 1800년대 말을 시작으로 1930년대 후반까지 건설된 코스를 말한다. 도저 등 중장비가 없어 인력과 우마로 모든 공사를 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들 코스는 자연지형을 최대한 이용한 전략적 플레이와 자연의 모습을 담은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대형 중장비와 디자이너의 역량에 의존한 이후의 '모던 코스'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남촌은 전체적 느낌이 클래식 코스에 가깝다. 다시말해 자연 원형을 가급적 그대로 보존하려 했던 흔적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총 18홀에 전장은 6306야드(레귤러티 기준), 벙커가 71개, 그리고 폰드가 3만6385㎡다. 이런 이유로 쉬운 듯 하면서도 쉽지 않고 어려운 듯 하면서도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 마디로 난이도의 '중용'을 추구하는 대표적 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티잉그라운드는 총 5개가 항상 열려 있다. 흥미로운 것은 티잉그라운드가 컬러가 아닌 수로 구분된다는 사실이다. 53(레드), 58(옐로우), 63(화이트), 67(블루), 71(블랙) 순이다. 수는 다름아닌 코스 전장을 의미한다. 잔디종은 그린은 벤트그라스, 티잉그라운드는 켄터키블루, 페어웨이 중지, 그리고 러프는 야지다. 3개가 내리막인 파3홀은 바람 방향과 세기만 제대로 파악하면 쉽게 공략이 가능하다. 파5홀은 티샷만 주의하면 조금 거리가 나는 경우 투온이 가능하다. 대신 파4홀은 파3와 파5홀에 비해 비교적 어렵다.

리뉴얼은 5개홀에 걸쳐 시행됐다. 콘셉트는 남촌조화, 남촌미학, 남촌전략, 남촌기억이다. 먼저 서코스 4번홀(파4)은 그린 주변 벙커수를 기존 6개에서 3개로 줄였다. 밋밋한 도넛형 벙커는 리아스식 해안처럼 들쭉날쭉하다. 게다가 크기도 전보다 훨씬 커졌다.
동코스 3번홀(파4)은 전략적 게임을 위해 그린과 벙커 나무와 수풀의 위치를 세심히 조정했다. 특히 그린 전후로 새롭게 만들어진 벙커는 긴장감과 자연미를 더해준다. 동코스 8번홀(파3)은 그린 앞쪽으로 들어온 해저드가 더욱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시야를 확보해주는 형태로 바뀌었다.

golf@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