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제네시스 챔피언십, 한국 남자골프 세계화의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5 11:53

수정 2017.09.25 11:53

지난 24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GC서 막을 내린 KPGA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마지막날 선수들의 명승부를 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구름 갤러리. 이날 약 1만여명 등 대회 기간 약 2만7000명이 직적 경기장을 찾아 남자골프의 인기 회복을 실감케했다.
지난 24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GC서 막을 내린 KPGA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마지막날 선수들의 명승부를 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구름 갤러리. 이날 약 1만여명 등 대회 기간 약 2만7000명이 직적 경기장을 찾아 남자골프의 인기 회복을 실감케했다.
'2만7000명'
지난 24일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기간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수다. 특히 대회 마지막날에는 1만명 이상의 구름 갤러리가 몰려 들었다. 지난 수년간 인기가 바닥을 치던 한국 남자골프 대회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진풍경에 많은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래해진 것은 당연했다. 대회는 '새내기 아빠' 김승혁(31)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끝났지만 주최측, 참가 선수, 협회, 그리고 남자골프의 발전을 바라는 많은 팬들의 승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올해 처음 열린 이 대회가 이른바 '흥행 대박'에 성공한 원동력은 뭘까. 가장 먼저 주최측의 '클래스가 다른 새로운 시도'를 빼놓을 수 없다. 우선 국내 남자 대회 역대 최고액인 15억원의 총상금액을 빼놓을 수 없다. 우승자에게는 3억원의 우승 상금 외에 중형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 G70’이 부상으로 제공했다. 그 외 보너스도 두둑했다. 오는 10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CJ컵과 내년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 출전권이 선수들의 구미를 당겼다. 한 마디로 그런 '당근'들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한 셈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롯이 선수들의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2015년 프레지던츠컵을 비롯한 숱한 대회에서 어렵기로 정평이 나있는 코스에서 나흘간 우승 스코어가 18언더파였다는 것은 국내 남자 선수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대회 코스 세팅이 프레지던츠컵 때보다 전장을 160야드 더 길게 설정했고 러프 잔디 길이를 더 길게 했기 때문이다. 비록 올해가 원년이었지만 주최측인 현대자동차그룹의 남자골프 발전을 위해 그동안 펼쳐온 다양한 지원 효과이기도 하다. 그 중 2016년부터 KPGA 코리안투어에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제도 도입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대회에 최경주(47·SK텔레콤), 양용은(45·아일랜드리조트), 노승열(26·나이키골프), 최진호(33·현대제철), 장이근(24) 등 한국 남자골프가 배출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총출동한 것은 근래들어 드문 경우다. 하지만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주최측의 '통큰 지원'에 선수들이 화답한 것이다. 물론 주최측도 선수들의 동참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한 마디로 국내 최고 명품 대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먼저 출전 선수 전원에게 대회장 인근 호텔을 무료로 제공했다. 선수들의 심리상태가 기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해 이동거리를 줄여주기 위해서였다. 경기 전날 모든 선수가 참가하는 ‘플레이어스 디너’를 국내 대회 최초로 개최해 선수들의 부담과 긴장감을 해소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다. 선수들에게 가장 큰 힘이되는 가족들을 위한 ‘패밀리 라운지’를 별도로 운영하고 ‘유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다. 또한 대회 기간에는 선수와 캐디의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

주요 선수들의 팬들과의 소통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대회 개막전인 지난 18일 잭 니클라우스GC에서 골프 유망주들을 대상으로한 ‘제네시스 주니어 스킬스 챌린지’를 열어 유소년 골프 선수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행사에는 최경주, 최진호 등 최정상급 남자 프로선수들이 참여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한국 남자 골프의 부흥과 동시에 제네시스 브랜드와 고객들의 품격을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후원과 마케팅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가 한국 남자골프의 새로운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제네시스는 한국 남자골프의 발전과 재 도약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을 약속 드린다”며 “제네시스에 대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향후 유러피언골프투어와 공동 주관으로 개최될 수도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진위 여부가 어떻든 간에 그런 소문이 나도는 것은 이 대회가 출범 첫 해부터 대단한 센세이셔널을 일으켰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곧 한국 남자골프도 국내 굴지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만추의 계절에 찾아온 '남자 골프의 봄'을 만끽케 한 일대 사건이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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