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도 가족이다]

동물에게도, 자유를

fn-동물복지 국회포럼 공동 연중캠페인
2.동물학대 야만행위입니다 (2)동물학대 기준은
동물보호법으로 학대 막는 데 한계
인간 기본권처럼 동물도 5가지 자유 있어
법 조항 이전에 자유 침해하지 않았나 인간을 위한 행동 아닌지 생각해봐야

#.최근 한 아파트 경비원이 길고양이를 산 채로 파묻은 '고양이 생매장' 사건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수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관련 동영상에서 경비원 이모씨(64)는 놀이터 옆 구덩이에 고양이를 파묻다가 고양이가 고개를 들자 머리를 삽으로 내리치기까지 했다.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 정도로 반려동물이 삶의 동반자로 가까이 와 있는 데도 동물학대 소식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온다.구타, 살생, 방치, 유기, 상업적 이용 등 각종 학대 소식은 반려인들을 안타깝게 한다. 이런 현상은 동물보호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가 없는 데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학대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하고 동물을 경시하는 풍조가 개선되지 않은 탓이다.

■"동물보호법 규정만으로 한계"

그렇다면 어디까지를 동물학대로 봐야할까.

일반적으로 동물학대 행위를 좁은 범위와 넓은 범위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좁은 범위로는 동물보호법 8조의 '동물학대 등의 금지'와 시행규칙에서 열거한 행위들이 해당된다.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게하는 행위,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이는 행위, 고의로 사료 또는 물을 주지 않는 행위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사람의 생명.신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나 재산상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동물을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등이다.부득이한 사유가 없음에도 해당 동물을 다른 동물의 먹이로 사용하는 경우나 도구.약물을 사용해 상해를 입히는 행위, 살아있는 상태에서 동물의 신체를 손상하거나 체액을 채취하는 행위, 도박.광고.오락.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 등도 법에서 정한 좁은 의미의 학대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동물보호법이 개정돼 내년 3월부터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된다.

하지만 동물학대를 넓은 범위에서 보면 '동물의 의지와 상관없이 인간(반려인)의 욕심으로 반려동물에게 간접적으로 상처를 주는 행위도 포함된다. 반려인 기준으로 동물의 털을 염색하거나 매니큐어를 칠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화학약품이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반려견으로 인한 소음을 없애기 위해 성대수술을 하거나 미용 상의 목적으로 귀나 꼬리를 잘라주는 행위, 반려동물이 더워하는 데도 예쁘게 보이기 위해 억지로 옷을 입히는 행위, 털이 너무 많이 자라 불편함을 느끼는데 미용을 해 주지 않는 행위 등이다.

보호자로서의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는 일도 동물학대다. 사회화교육이 부족해 다른 동물이나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걸 두려워하는데 억지로 다른 동물을 인사시키는 일이나 활동성이 큰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산책시켜 주거나 놀아주지 않고 방치하는 것,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하지 않은 것 등이다.

■'무작정 동물실험'도 학대

무심코 지나치는 실험동물에 대한 학대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장 큰 문제가 정당성 없는 실험이다.우리나라는 모든 실험이 정당화되는 것이 큰 문제이다. 호기심으로 실험용 쥐를 냉동실에서 얼려보는 실험 등이 그것이다. 실험동물의 대체나 숫자를 줄일 수 있는 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도 학대로 볼 수 있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실험동물의 고통에 대한 즉각적 조치를 않는 것도 학대로 본다.실험동물의 고통은 고의적인 시험에 의한 고통인 만큼 이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모니터링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즉각 조처해야 한다.실험실의 비글이나 토끼, 고양이 등 동물들이 극단적인 고통과 스트레스를 보이는 데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심지어는 마취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험을 하기도 한다.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대표(성공회대 교수)는 "실험동물에 대해서는 미국이나 유럽연합에서 1980년대 법으로 정한 내용이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에는 없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검역본부의 권고지침으로만 나와 있다"며 "대부분의 병원의 자체 지침이 매우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5가지 '자유'로 학대 막아야"

전문가들은 동물학대를 동물에 대한 5가지 자유를 통해 풀어낸다. 바로 △갈증, 배고픔, 영양불량으로부터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고통.상해 및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 △공포와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것을 학대로 규정한다.

이학범 수의사는 "털염색, 매니큐어, 성대수술,기본적인 의무 불이행 등은 현행법상으로는 학대행위로 처벌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는 동물에 대한 학대"라면서 "법 조항을 들이대기 이전에 이 5가지 자유를 기억하고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과연 동물에게도 도움이 되는 지, 아니면 나만을 위한 행동인지'를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