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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된 재건축 수주전

"(반포 주공1단지)사업성이 워낙 좋다보니 경쟁이 치열할수 밖에 없겠지만 현대건설과 GS건설 모두 상도덕적으로 어긋난거 아닙니까"

서울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전을 취재하던 중 한 업계 전문가로부터 들은 평가다. 올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 '최대어'로 꼽히는 사업이었지만 이번 수주전은 수천만원의 이사비 지원과 같은 이벤트성 제안만 이슈가 됐을 뿐 재건축 사업에 필요한 건설 노하우 등 본질적인 부분은 부각되지 못했다. 노후된 아파트를 탈바꿈시킬 차별화된 기술을 강조하기 보다는 조합원들의 '시선끌기' '표심잡기'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전문가는 "반포 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은 현대건설과 GS건설간의 자존심을 건 세기의 혈투로만 기억될 것 같다"는 우스갯 소리까지 했을 정도다. 특히 지난 25일 양사가 앞다퉈 반박자료를 내는 등 감정싸움이 극에 달하면서, 건설업계에서 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나친 수주경쟁에 따른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이 자칫하면 공멸을 야기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에서 브랜드를 각인시킬수 있는 좋은 기회라 (경쟁이) 이해는 가지만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신중할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싱황이 이렇다보니 국토교통부가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건설사별 제안이 불법인지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오버'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힘을 받고 있다.
반포 주공 1단지 뿐만 아니라 다른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까지 일부 부담하겠다"는 제안까지 나온만큼, 향후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 야기될 수 있는 불법 요소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건축 단지인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대치 은마아파트 역시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 이같은 경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반포 주공1단지처럼 지역 랜드마크 단지가 아닌 일부 건설사간 혈투 장소로 기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건설사간 지나친 밥그릇 싸움을 멈춰야 한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