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톡]

부동산 규제 딜레마에 빠진 中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 경제가 부동산 규제 딜레마에 빠졌다.

경제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정부 당국자 입장에선 부동산 개발정책이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온다. 반면 부동산 경기가 푹 가라앉았을 때 돌아오는 타격은 국가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최근 사석에서 중국 고위 관료가 부동산 개발에 속도를 높여 중국의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에 힘을 쏟고 있는 데다 중국 내수경기를 띄우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경기 활성화 정책이 틀린 말은 아니다. 어느 나라건 부동산정책 카드 자체가 문제 되는 건 아니다. 논쟁은 항상 과열된 부동산 붐을 놓고 시작된다.

부동산 공급과잉으로 상가와 주택 가격에 과도하게 거품이 끼면서 부실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게 중국 부동산 과열의 핵심 문제다. 경기 활성화라는 근사한 가치에 편승해 과도한 부동산 개발로 이익을 챙겨가는 세력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 전역 지자체마다 경제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많은 지역이 공사판이다.

중국 항저우 인근의 유명 관광단지도 이런 부동산 거품에 따른 부작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 관광단지의 상가타운은 유려한 건축양식과 빼어난 주변경관을 결합해 관광객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현재 이 상가타운 중심가는 인적이 드문 데다 빈 상점이 늘면서 관리부실에 따른 노후화가 심각하다.

중국 당국도 부동산 폭탄을 우려해서인지 최근 대대적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매입 후 되파는 기간을 매입 후 2년에서 최장 5년까지 규제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이 같은 규제 여파로 중국 부동산 관련주들이 한때 폭락 사태를 맞았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보도된 중국인들의 주거구입 행태에 대한 기사를 보면 주택 구매를 위해 과도한 금융대출에 이어 친인척의 돈까지 끌어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집값이 앞으로도 오를 것이란 기대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지금 꼭 사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약 10년 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직전 미국 부동산 시장과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불었던 풍경과 흡사하다.

경기활성화와 금융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정책은 사실상 문제의 본질을 피해 가겠다는 발상과 같다.
중국 정부는 최근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의 중국 국가 신용등급 하락 발표에 대해 서양의 잣대를 활용한 일방적 평가라고 반박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만의 관리와 통제 방법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의 막강한 자본논리와 사회주의 국가의 관리와 통제 간 힘겨루기를 지켜볼 때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