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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트럼프 한·미 FTA 폐기 카드, 엄포 아닌 실질적 위협"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8 17:28

수정 2017.09.28 17:28

"폐기 서한까지 작성.. 언제든 다시 꺼낼 것.. 효과적 봉쇄방안 찾겠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위협이 실제적이고 임박해 있다. 미국이 폐기 위협을 지속적으로 지렛대로 쓸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한.미 FTA 폐기까지 거론하며 한국을 강하게 압박했다가 자국 내 재계와 의회의 반대 여론에 밀려 FTA 폐기 주장을 철회했었다. 북한 핵도발 등 동북아 안보이슈로 'FTA 폐기' 카드를 하는 수 없이 뒤로 숨기긴 했으나 트럼프 정부가 필요할 때 다시 꺼내 우리를 압박할 여지는 다분하다.

또 미국의 한.미 FTA 폐기 압박이 엄포가 아닌 실제적이었음을 확인한 이상, FTA 개정 협상 전 경제적 효과를 양국이 공동 연구.분석하자는 우리측 제안을 미국이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미국의 '초강경' 압박에 우리 측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FTA 폐기 위협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방안을 모색하면서 개정 협상에도 면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내달 4일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2차회의를 앞두고 미국을 방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트럼프 정부 핵심인사와 상·하원 의원 등을 만났다. 김 본부장은 '미국 측의 한·미 FTA 폐기 움직임을 '엄포성'이 아니라 실질적 위협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국제협상에서는 '블러핑(엄포)'이더라도 상대방이 그것을 '콜'하면 끝까지 가야 하지 않으냐. 이번에 백악관 고위관계자를 만나 확인해 보니 블러핑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달 초 백악관 내에서 한.미 FTA 폐기가 임박했다고 보도한 미국 언론 기사가 사실이었음을 인정했다.

김 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한.미 FTA 폐기를 진지하게 검토했다. 이에 의원들과 행정부 내 외교안보 라인은 문제를 제기했고, 미국 내 주요 이익단체들이 FTA 폐기를 반대했다. 또 (북한 핵도발 등) 동북아 정세도 급변하고 있다는 점 등 (FTA 폐기 잠정철회 결정에) 여러가지를 감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원의원 6명을 미리 만나서 확인해 보니 '폐기를 하겠다는 편지까지 다 작성이 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만에 하나 FTA 폐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 김 본부장은 "어느 한쪽이 상대방에게 폐기를 통보하면 180일 후 자동 폐기된다. 다만 그 시점에서 누가 승자가 되고 패자가 될지를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런 점을 이번에 만난 상·하원 의원들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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