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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 여행수지-외국인 투자 악화 이어져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9 10:20

수정 2017.09.29 10:52

'지정학적 리스크', 여행수지-외국인 투자 악화 이어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와 북한의 핵실험·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국내 서비스 및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지난 8월 여행수지는 14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8월 기준으로 보면 역대 2위의 기록이다. 금융시장에서도 지난달 자금유출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됐다.

■8월 기준 역대 2위 여행수지 적자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7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 8월 여행수지는 14억1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지난 7월 17억9000만달러 적자에 비해서는 규모가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8월만 놓고 보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역대 2위 규모의 여행수지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역대 1위는 지난 2007년 8월 16억2000만달러였다. 또 올해 월별 여행수지 적자를 기준으로 봐도 두번째로 큰 규모이며 지난해 8월 12억8000만달러와 비교해서도 1억3000만달러(10%)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사드 관련 중국의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가 지속했고 해외출국자 수 증가로 여행지급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입국자를 보면 110만4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33.7% 감소했다. 반면 출국자수는 238만5000명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15.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여행지급액도 27억8000만달러로 작년 8월 28억2000만달러에 이어 사상 두 번째를 기록했다.

이 같은 대규모의 여행수지 적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사드 배치와 관련 중국의 조치들이 변한 것이 없는 상황이다"며 "10월 중국의 국경절 연휴에도 중국인 입국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10월에도 여행수지 적자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여행수지가 포함된 서비스수지의 경우 지난달 23억3000만달러를 보여 전달에 비해서는 개선이 됐지만 지난해 8월 15억달러에 비해서는 적자가 확대됐다.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경상수지는 60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7월(72억6000만달러)에 비하면 12억달러 줄었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10억3000만달러 늘었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6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하면서 사상 최장 흑자 기록을 또 세웠다.

■대북 리스크, 8월 금융시장에 충격
8월 지속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8월 외국인 증권투자는 63억3000만달러 순유출로 전환됐다.

감소 폭을 보면 지난 2008년 10월 86억5000만달러 순유출 이후 8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올해 들어 7개월 연속 순유입됐다가 8개월 만에 큰 폭으로 유출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금은 주식시장에서 21억1000만달러, 채권시장에서 42억2000만달러 각각 빠져나갔다. 주식시장 투자 감소 폭은 지난해 1월 25억2000만달러 이후 가장 컸고, 채권시장 투자 감소 규모는 2010년 12월 71억달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 되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및 채권 투자가 모두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채권시장에서의 유출이 더 컸다는 점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주식에 비해 채권투자자가 더 보수적으로 움직인다"며 "북한 관련 리스크에 대해 채권시장에서 더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투자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8월 내국인 해외 증권투자 규모는 51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5년 9월 이후 24개월 연속 증가세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해외주식 투자가 계속됐고 보험사 등 해외채권 투자도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준비자산은 전월보다 3억5000만달러 늘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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