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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를 기다리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황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03 13:48

수정 2017.10.03 13:48

‘블레이드 러너 2049’를 기다리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 속편이 35년 만에 제작됐다. 새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원작의 감독 리들리 스콧이 제작을 맡았고, '그을린 사랑',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를 연출한 천재 드니 발뇌브가 메가폰을 잡았다. 원작의 주인공 해리슨 포드는 새로 주연을 맡은 라이언 고슬링과 호흡을 맞췄다. SF영화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원작의 30년 후를 다룬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더 재미있게 보기 위한, 혹은 SF마니아인 당신의 기억을 되살릴 몇 개의 키워드를 소개한다.

‘블레이드 러너 2049’를 기다리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필립 K. 딕 : 20세기 SF의 선지자
필립 K. 딕은 SF문학사에 있어 맨 첫자리에 올라 있는 거장이다. 그의 이름을 딴 '필립 K. 딕 상'은 생전에 평가받지 못한 그를 기려 무명의 작가들에게만 주는 SF문학상이다.


‘블레이드 러너’는 필립 K. 딕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를 영화화했다. 이 소설은 인간을 능가하는 지능과 신체능력을 갖춘 안드로이드를 사냥하는 릭 데커드가 주인공이며 배경은 핵전쟁으로 황폐해진 지구다. 소설속의 지구는 안드로이드가 노동력을 대체하고 살아있는 동물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팔리는 암울한 행성이다. 주인공 릭 데커드는 전기양을 키우지만 언젠가는 진짜 살아있는 양을 사기 위해 막대한 현상금이 걸린 도망자 안드로이드를 사냥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초래한 디스토피아적 미래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필립 K. 딕의 작품들은 SF문학은 물론 할리우드에도 많은 영감을 제공했다. 범죄를 미리 예측하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이식된 기억으로 현실과 꿈의 경계를 허무는 ‘토탈 리콜’, 2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자를 다룬 ‘넥스트’ 등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블레이드 러너 2049’를 기다리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블레이드 러너 : 저주받은 걸작에서 SF의 바이블로
필립 K. 딕의 원작에 리들리 스콧의 상상력을 더한 '블레이드 러너'는 개봉당시 대중과 평단의 외면을 받았다. 1982년 개봉한 이 작품은 같은 해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ET'의 성공과 비교되며 처참한 흥행 성적표를 기록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후 소수의 열광적인 팬들에 의해 재평가를 받고 SF영화의 걸작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 영화에는 영생을 꿈꾸고 창조주를 살해하는 안드로이드,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를 죽이며 죄책감을 느끼는 사냥꾼이 등장한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무너진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의 윤리와 생명의 가치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영화 속 시간은 2019년이다.
우주에 식민행성을 건설하고 인간을 능가하는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시대지만, 스마트폰은 없고 모니터는 브라운관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등의 아이디어는 35년이 지난 지금에도 신선하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블레이드 러너’로 이어지는 SF 걸작의 역사에 한 페이지를 추가할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오는 12일 개봉예정이다.

cycloid@fnnews.com 황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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