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울산 올 방문객 400만명의 진실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2 17:08

수정 2017.10.12 17:08

[기자수첩] 울산 올 방문객 400만명의 진실

한국관광공사 집계 결과 지난 7월 말까지 울산을 방문한 관광객이 405만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곳곳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놀랍다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2017년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울산시가 방문객 400만명을 목표로 지난 2월 '울산 방문의 해'를 선포한 지 불과 7개월 만에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산업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문화.관광 불모지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울산시민들로서는 이 자체가 놀라움이었다.

그런데 연말에 있을 최종 관광객 수를 발표하기에 앞서 울산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700만~800만명 방문이라는 대기록 수립도 거뜬하다.
지난해의 204만명과 비교해 최대 4배에 이르는 것으로, 하루 방문객 수가 2만명인 셈이다.

문제는 매년 관광객이 500만명 안팎인 부산과 1000만명을 웃도는 경주와 비교했을 때 과연 시민들이 이 같은 수치를 곧이곧대로 믿어줄까라는 이유에서다.

전국 지자체마다 관광객 수를 부풀린다는 의구심이 있는 것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계측방식 또는 집계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울산도 마찬가지다. 울산에서는 한국관광공사가 설치한 무인계측기가 총 4곳에 있다. 대왕암공원, 태화강대공원, 영남알프스웰컴복합센터, 울산대공원이다. 7월 말까지 4곳에는 310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외래관광객도 많이 찾는 울산의 대표 관광지이자 인근 주민과 울산시민들이 아침저녁으로 운동과 산책 또는 휴일 야외활동을 위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인근 주민 1명이 아침운동을 위해 태화강대공원을 10바퀴만 돌아도 방문객 10명으로 계측되는 허점이 있는 것이다.

울산시만의 책임은 아니다.
어찌 됐든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에 나올 방문객 추정 1000만명에 달하더라도 울산시는 그대로 발표해야 할 것이다. 다만 스스로 '팩트 체크'하는 노력도 있어야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관광객 수 집계는 정부나 지자체의 관광정책 수립과 관광산업 전반의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만큼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울산시가 내년에 이런 허수가 포함된 문제점을 간과한 채 관광정책을 수립하거나 관련 예산을 반영했을 때 빚어질 부작용 등을 충분히 고려하기를 바란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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