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이주열 총재 "신규계약 11일부터 발효 실질적으로 연장 효과"
560억弗 규모 2020년 만기
【 워싱턴DC(미국)=김용훈 기자】 한국은행이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라는 걸림돌을 딛고 한·중 통화스와프 신규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560억弗 규모 2020년 만기
지난 10일 이전 계약 만기일에 기존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최종 합의했고, 이튿날인 11일부터 신규계약이 발효되면서 단 하루의 단속도 없었다. 앞선 계약 만기일인 10일까지 국내에선 18일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이후에나 새로운 계약에 대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 연차회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현지시간)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업무만찬 도중 기자들에게 한·중 통화스와프는 기존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새롭게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0일(한국시간) 최종 합의를 했고, 11일부터 발효가 됐다. 단 하루의 단속도 없다"며 "형식은 신규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연장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규모는 560억달러(3600억위안)이며, 만기는 2020년 10월 10일이다. 한·중 통화스와프는 지난 2009년 4월 처음으로 체결된 후 이번까지 총 3회 연장됐다. 양국은 2009년 4월 1800억위안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처음 체결했고 2011년 10월 통화스와프 규모를 3600억위안까지 늘린 뒤 2014년 10월에 만기를 3년 연장했다.
한·중 통화스와프는 우리나라가 양자.다자 간 맺은 통화스와프 총액인 1222억달러의 46%에 달한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다. 외환위기 등 위기상황에 용이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쓰인다.
이번 통화스와프 연장 덕분에 사드 문제로 경직됐던 한·중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한은이 지난 10일 최종 합의를 했는데도 13일에서야 공식 발표한 점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이 총재는 "기술적 검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만 설명했다. 정부 측 고위 관계자도 함구했다.
한편 이날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와 면담한 김 부총리는 "조만간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대외리스크 관리와 재정집행 효율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등 정책으로 당초 예측목표인 3% 달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날 회의와 관련, "세계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라며 "회복세를 활용해 포용적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 추진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소개했다. 김 부총리는 14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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