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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 피에르 라파랭 전 프랑스 국무총리 "사드 문제, 다자 간 약속 이행이 중요"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5 17:23

수정 2017.10.1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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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대표적 중국통인 라파랭 WTO 규칙.원칙 고수 강조
과거 프랑스 사례 언급하며 지속 가능한 대화구축 제시
15일 장 피에르 라파랭 전 프랑스 국무총리가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15일 장 피에르 라파랭 전 프랑스 국무총리가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다자 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 피에르 라파랭 전 프랑스 국무총리는 15일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자크 시라크 정부에서 지난 2002∼2005년 국무총리를 지낸 라파랭은 프랑스의 대표적 중국통으로 꼽힌다. 이번에 자동차부품 전문업체 넥센테크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라파랭 전 총리는 "위험한 상황에서 양자 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자체제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이나 원칙 등 다자 간의 약속을 적극적으로 앞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파랭 전 총리는 과거 프랑스도 유사한 경험을 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 기업이 '이란에 진출했다'는 이유로 미국에 물건을 팔기가 어려웠던 적이 있는데 뉴욕에서는 프랑스 와인을 하수구에 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중국에서도 지난 2008년 티베트 문제 등을 이유로 반(反) 프랑스 정서가 확산되면서 까르푸가 중국에서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바 있다.

그는 "과거에 이런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 프랑스는 미국.중국과 탄탄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며 "전략적으로 지속 가능한 대화 구축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라파랭 전 총리는 북핵 문제에서도 비슷한 해법을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합의 없이는 국제적인 공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핵 보유를 통한 위협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면서 "유일한 출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국제적인 합의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안보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입장 차를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 안보가 불안정한 상황이 유지되면 해결책을 찾기가 힘들어진다. 지금은 미.중 간의 대화가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파랭 전 총리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을 받아들여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시 주석과 만나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라파랭 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말 폭탄' 주고받기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언어적인 도발로 불안국면을 조성하거나 압박하는 것은 결코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라면서 "역사적으로도 좋은 해결책은 대화와 상호존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시진핑 주석과 나눈 대화내용을 언급하며 미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시 주석이 '좋은 친구는 예측 가능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지금 미국의 정책은 예측이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의 위협이 현실이 된다면 한반도는 물론, 세계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라파랭 전 총리는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는 아시아의 중요한 동력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면서 "3자 간의 심도 있는 대화를 통해 지역안보에 관한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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