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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입 연 朴 "정치보복 마침표를, 공직자·기업인에 관용을"(종합2보)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6 15:37

수정 2017.10.16 15:37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재판부의 구속기간 연장 결정에 반발, 변호인단 전원 사임으로 대응했다. 박 전 대통령은 특히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며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 및 기업인들에게는 관용이 있길 바란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재판에서 남색 정장을 입고 안경을 착용한 평소 차림으로 법정에 모습을 나타냈다.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 더는 믿음 없다"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가 재판부에 요청한 발언기회를 통해 "검찰이 6개월 동안 수사하고 법원이 6개월 동안 재판을 진행했는데 다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지난 13일 법원의 추가구속 영장 발부에 유감의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주 4회씩 재판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통한 시간들이었다"며 "무엇보다 저를 믿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과 국가경제를 위해 노력한 기업인들이 피고인으로 전락한 채 재판받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롯데·SK 뿐만 아니라 재임기간 누구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며 재판부가 자신에게 SK 제3자뇌물 관련 혐의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털어놨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연장 결정에) 변호인들은 물론, 저 역시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제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며 "이 사건의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에게는 재판부의 관용이 있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멍에와 책임 지고 가겠다"
다만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 대해서는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배신으로 되돌아왔고 이로 인해 명예와 삶을 잃었다"며 원망 섞인 발언을 했다.


유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무죄추정의 원칙과 불구속 재판이라는 형사법 대원칙이 무너지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더 이상 본 재판부에서 진행하는 재판절차에 관여할 어떤 당위성도 느끼지 못했다"며 7명의 변호인단 모두 사임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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