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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시그널 줄까, 성장률 올릴까 '촉각'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7 17:20

수정 2017.10.17 22:03

19일 금통위 … 금리 고민 깊어지는 한은
불안한 경기·北 리스크에 금리동결 가능성 크지만 '인상' 소수의견 나올수도
금리인상 시그널 줄까, 성장률 올릴까 '촉각'

1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 혹은 인하할 즈음 시장은 초미의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이번 회의 때 금리를 움직일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다만 시장은 금통위 내부에서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지 여부를 최대의 관전포인트로 보고 있다. 또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대까지 올릴지 여부도 주목되는 이슈다.

소수의견은 지난해 6월 인하 이후 지속돼온 연 1.25%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 또한 금리인상과 연결지을 수 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올 12월 올 들어 세번째 금리인상에 나서겠다는 시그널을 던진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경기와 물가 상승세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북한 리스크(위험)'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소수의견이 나온다 해도 올해 안에 '금리인상 카드'를 선택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어려운 선택지 받은 '한은'

17일 한은에 따르면 통화정책결정회의인 금통위 정례회의는 올해 10월 19일, 11월 30일 두 차례 남아 있다. 금통위 내부에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신인석 금통위원은 지난달 27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현재 기준금리는 충분히 낮아서 중립금리를 하회한다"고 밝혔다. 중립금리는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잠재성장률만큼 성장하게 하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의미한다. 중립금리가 중요한 것은 중앙은행이 정한 금리정상화의 최종목표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의 실질 중립금리는 약 0%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적인 물가수준을 1.7~2.0%로 본다면 명목중립금리는 현 기준금리 1.25%보다 45~75bp(1bp=0.01%포인트) 더 높다"며 "장기물가를 1.7%로 가정하더라도 현 기준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완화적인 정도를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도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연준은 이달부터 보유자산 축소에 나섰고 시장에서는 오는 12월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10년 만에 한·미 양국 정책금리가 역전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단 워크숍에서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가 동시에 이뤄지면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로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도 강하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성장률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2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개선 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내수의 회복세는 여전히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한은의 선택지가 많지 않을 것이다. 8~9월 판단사항에서 달라진 게 없다"며 "여러 금리상승 압박이 있지만 금리를 올릴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보니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리동결엔 이견 없겠지만…소수의견 나오나

국내 금융기관이나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인상 시기를 내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관련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수의견이 제시된다면 꼭 연내는 아니지만 내년 초에 금리인상 단행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이달 금통위는 긴축 시그널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번 회의는 소수의견 출현 여부가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금통위원 가운데 한은 총재가 추천한 이일형 위원, 당연직 금통위원인 윤면식 한은 부총재 등이 상대적으로 '매파'(성장보다 물가를 우선하는 통화정책결정론자)로 꼽힌다. 일부에서는 내년 3월 임기를 마감하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를 한 번이라도 올리고 퇴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3년반 전 취임한 이 총재는 현재까지 다섯번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아울러 소수의견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해도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상향조정한다면 내년 금리인상의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2.6%에서 2.8%로 상향조정했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효과 등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라고 밝혀 추가 상향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다.
여의도 증권전문가들은 이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올린 2.9% 정도로 제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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