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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자율주행산업 주도하고 나선 모빌아이…한국은?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8 16:17

수정 2017.10.1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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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자동차 수출 강국, 코리아, 특정 대기업만 바라볼 뿐"
“기술 선진국인 한국이 자율주행산업을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도시인 서울은 도심형 자율주행을 실험하기 좋은 곳입니다. 다만 자율주행은 기술 발전과 함께 관련 제도와 사회적 인식도 함께 진화해야 합니다. 모빌아이는 라이다(LiDAR) 센서와 최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 자율주행차 관련 안전 기술 및 논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동시에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가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가로 막는 법·규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캠페인(RSS)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암논 샤슈아 인텔 자율주행그룹 수석부사장 겸 모빌아이 최고경영자(CEO)
‘이스라엘의 자존심’이라 불리던 오토 테크(Automotive Technology, 자동차 기술) 분야 벤처기업 모빌아이(Mobileye)가 전 세계 자율주행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 철폐에 나선다. 이스라엘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혁신적인 ‘자율주행차 눈(라이다)’을 완성, 테슬라와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쥐락펴락해 온 모빌아이가 이번엔 각국의 자율주행차 가이드라인 마련을 주도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반면 정보통신기술(ICT) 및 자동차 강국을 자임해온 우리나라는 여전히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첨단 ICT 융합산업에서도 선도 기업이 뚫어놓은 길만 따라 걷다보니, ‘영원한 후발주자’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싹을 틔우는 몇몇 오토 테크 스타트업은 거미줄처럼 얽힌 규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꽃 한번 피우지 못하고 있다. ‘잘 키운 스타트업 하나가 전 세계 자율주행산업을 먹어치우겠다’고 나선 모습과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암논 샤슈아 인텔 자율주행그룹 수석부사장 겸 모빌아이 최고경영자(CEO·사진)은 1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차가 사람처럼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김미희 기자
암논 샤슈아 인텔 자율주행그룹 수석부사장 겸 모빌아이 최고경영자(CEO·사진)은 1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차가 사람처럼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김미희 기자

■모빌아이 "자율주행 규제에 맞설 안전기술 개발"
암논 샤슈아 인텔 자율주행그룹 수석부사장 겸 모빌아이 최고경영자(CEO· 사진)은 1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차가 책임 있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비난 받을 수 있는 사고를 유발하지 않도록 하는 공식을 발견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과 자율주행차가 부딪혀 사고가 났을 때, 각각의 잘못을 규정할 수 있는 표준을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360도 시야와 번개처럼 빠른 반응시간을 가진 자율주행차는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매우 낮다”며 “자율주행 차량이 산업 전반과 규제 당국 간에 합의된 정의에 따라 안전하게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월 글로벌 반도체 업체 인텔이 153억 달러(약 17조원)에 인수하면서 급부상한 이스라엘 벤처 모빌아이는 오는 2021년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20여 곳과 협력 중이다. 전날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도 비공개 면담을 가진 암논 샤슈아 CEO는 “전 세계 파트너 중 현대차는 상위 5위안에 드는 중요한 업체”라며 기술 협력을 시사했다.

■현대차만 바라보는 한국 "오토테크 스타트업 미미"
반면 현대차가 국내에서 ‘한국판 자율주행차’ 생태계를 조성할 오토테크 스타트업은 미미하다.
네이버가 지난달 투자한 라이다 부문 스타트업 이노비즈테크놀로지스 역시 이스라엘 업체다. 미국에선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구글과 테슬라 등에서 자율주행차를 개발했던 사람들이 나와 하루에 한 회사 꼴로 오토 테크 분야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있지만 국내는 이런 생태계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즉 전 세계적으로 국경과 업종을 초월한 ‘오토 테크 M&A 열풍’이 일고 있지만, 자동차 강국을 자임해 온 우리나라는 관련 통계조차 잡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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