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게임쇼 지스타, LA로 가자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9 13:48

수정 2017.10.19 13:48

[기자수첩]게임쇼 지스타, LA로 가자
게임업계 최대 축제인 지스타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16일부터 4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는 국내외 유력 게임업체들이 신작게임을 공개하고, 관람객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다.

그런데 지스타의 위상이 예년만 못한 것 같다. 매년 '게임사들의 참여가 저조하다', '해외 게임사들의 참여가 없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지스타가 투입한 비용 대비 효과가 적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미 E3,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등 굴지의 글로벌 게임전시회에서 신작 발표를 마친 글로벌 게임사들이 굳이 연말에 한국까지 찾아올 유인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해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이미 게임시장은 국경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소녀전선, 클래시오브클랜, 권력 등 해외 게임들이 국내 게임시장에서 매출을 쓸어담고 있다. 서머너즈워, 배틀그라운드같은 국내 게임들은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훨씬 많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지스타가 한국 개최만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11월에 개최하는 국내 지스타를 이어가면서도 5월이나 6월께 해외에서 또다른 지스타를 개최해 글로벌 게임사들을 끌어들여보는 것은 어떨까. 해외 게이머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게임을 현지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보자는 얘기다. 예컨대 지스타 LA를 개최해보는 것이다.

이미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e스포츠 대회를 북미와 유럽, 일본 등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역시 독일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대회를 개최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단일 게임이 아닌 한국게임들이 함께 모여 축제의 장을 마련하면 더 많은 관람객들의 호응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게임은 웹툰, 캐릭터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는 분야다. 웹툰을 활용한 게임, 게임에 등장한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 등과 함께 해외로 나간다면 부가적인 수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CJ E&M은 매년 해외 여러국가를 돌며 한류 종합전시회 케이콘(KCON)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9월 호주에서 열린 케이콘에는 히잡을 두른 이슬람 여성과 호주 원주민, 푸른눈의 서양인들이 한국 가수들의 무대를 즐기고,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한국 문화를 즐긴 현지인들은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고 한국 제품의 소비자가 된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과 캐릭터를 즐기다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질 수 있다. 지스타는 또다른 케이콘이 될 수 없을까.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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