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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관람가’, 韓 감독들이 펼치는 뜻깊은 외도…독립영화 날개 달까

입력 2017.10.20 12:38수정 2017.10.20 12:38


[종합] ‘전체관람가’, 韓 감독들이 펼치는 뜻깊은 외도…독립영화 날개 달까

영화인들이 사랑하는 단편영화, 그러나 많은 대중들에게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장르다. 예능으로 치환된 특별한 영화예능프로그램 ‘전체관람가’가 독립 영화를 향한 더 많은 관심을 촉구할 수 있을까.

20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JTBC ‘전체관람가’ 제작발표회가 열려 김미연 PD를 비롯해 배우 문소리, 가수 윤종신, 방송인 김구라가 참석했다. 이날 MC 중 한 명인 가수 윤종신이 행사 시작 30분이 넘도록 도착하지 않아 진행이 다소 지연됐지만 특별한 사과 및 언급은 없었다.

김미연 PD가 연출한 ‘전체관람가’는 대한민국 영화감독들이 단편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 각 감독들은 편당 3000만원의 제작비를 이용해 12분가량의 단편 영화 10개를 완성하게 된다.

이날 김미연 PD는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극장에 가서 편안하게 영화를 보는 것을 거치지 않고 가깝게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편 영화도 가까운 매체를 통해서 그 매력을 빨리 시청자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한 편의 영화가 얼마나 힘든 과정과 많은 사람들의 노력, 창작력이 동원 돼서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함께 느끼고 공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종합] ‘전체관람가’, 韓 감독들이 펼치는 뜻깊은 외도…독립영화 날개 달까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은 문소리, 윤종신, 김구라 세 사람은 일명 ‘신라리 프로덕션’ (윤종신, 김구라, 문소리 의 이름을 딴 프로덕션)의 임원진으로 프로그램 진행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과정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카메오로 출연하는 등의 활약을 펼친다.

문소리는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프로그램의 큰 재미이지만 10명의 감독들이 만드는 10편의 작품들이 어떻게 나오는가가 굉장히 기대가 된다. 그 작품들을 기다리는 시간들이 굉장히 흥분되고 매회 녹화를 할 때마다 어떤 작품을 만날지 기대감이 크다. 그런 재미를 시청자들이 저와 같이 비슷하게 느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체관람가’가 눈길을 모은 건,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감독들을 한데 모았기 때문. ‘인정사정 볼 것없다’의 이명세 감독부터 ‘조작된 도시’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 ‘대립군’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남극일기’ ‘마담뺑덕’의 임필성 감독, ‘미쓰 홍당무’‘비밀은 없다’의 이경미 감독, ‘상의원’ ‘남자사용설명서’의 이원석 감독, ‘똥파리’ 양익준 감독, ‘계춘할망’의 창감독,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봉만대 감독 등이 제작에 나선다.


[종합] ‘전체관람가’, 韓 감독들이 펼치는 뜻깊은 외도…독립영화 날개 달까

김구라는 “기발한 상상들을 하시는 분들은 정상이 아니시다. 저희 예능인처럼 화려한 언변이나 표현 방식은 없지만 캐릭터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사실 저는 ‘마담뺑덕’이라는 작품을 봤는데, 임필성 감독을 알고 보니까 재미있더라. 시청자들이 또 감독들을 알고 영화를 새로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예능적인 요소를 굳이 발견하지 않아도 감독님들의 캐릭터가 살아나기 때문에 재밌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를 연출하며 배우에서 감독으로, 새로운 영역으로 도전을 확장한 문소리가 ‘전체관람가’의 MC로 나섰다. 국내 최정상 배우답게 문소리는 감독들과 시청자들 간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할 예정이라고.

문소리는 “영화 제작 과정을 그냥 재미있게만 지켜보는 게 잘 안 되긴 하더라. 너무 과정을 잘 알고 있고 그 힘듦을 잘 알고 있으니까 보면서 여러 가지 마음과 걱정이 들긴 했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시청자들에게 한 번도 보여지지 않은 영화 제작 과정이어서 시청자 입장에서 저도 즐겁게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은 여기서 또 다른 자극과 재미와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제작 과정이 예능 프로그램으로 변주되어 시청자들에게 공개되기에 약간의 우려도 있었다. 제작의 민낯을 샅샅이 공개하는 것이 과연 득일까 하는 시선과 극장에서의 상영을 본질로 두는 영화가 브라운관으로 옮겨와도 될까 하는 걱정이었다.


[종합] ‘전체관람가’, 韓 감독들이 펼치는 뜻깊은 외도…독립영화 날개 달까

이에 문소리는 현재 영화산업의 큰 주축을 맡고 있는 장본인으로서 “겪어야 할 변화”라고 소신껏 전했다. 그녀는 “10년간 영화를 해 오면서 영화 산업 현장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영화를 보는 플랫폼이 극장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상영이 되는 것에 대해 최근 이슈도 됐었다. ‘옥자’도 논란이 있었고 그것에 대해서도 감독님들이 여러 다른 생각을 이야기 하셨다. 저는 그런 변화를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변화가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극장 사업이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영관이 줄어든다거나 하는 조급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핵심을 느끼기에 적합한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전체관람가’에서 만드는 단편들도 극장에서 상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금의 트렌드에 맞게 여러 가지 플랫폼으로 관객들이 즐길 수 있다면 충분히 열어두고 그 방법들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감독들이 제작한 영화는 온라인 시사회를 통해 방송 전 관객단에게 미리 공개되며 감상평을 토대로 시사회 토크 및 베스트 댓글을 선정한다. 특히 영화로부터 발생된 수익은 한국독립영화협회에 지원해 한국 영화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

‘전체관람가’는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하며 22일 정윤철 감독의 첫 영화가 공개된다.


/9009055_star@fnne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사진 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