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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토머스, 장타로 제주 강풍 뚫고 시즌 첫승..연장전서 레시먼 추격 따돌려(종합)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2 16:20

수정 2017.10.22 16:38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PGA투어 더 CJ 컵@나인브릿지에서 연장 2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저스틴 토머스가 4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PGA투어 더 CJ 컵@나인브릿지에서 연장 2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저스틴 토머스가 4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서귀포시(제주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저스틴 토머스(미국)가 연장 접전 끝에 2017-2018시즌 첫 승을 거뒀다.

토머스는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파72·7196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 컵@나인브릿지(총상금액이 925만 달러·이하 CJ컵)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았으나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범해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토머스는 마크 레시먼(호주)과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쳤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2차전에서 토머스는 천금같은 버디를 잡아 보기에 그친 레시먼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 상금 166만5000달러(약 18억8600만원)을 획득했다.
이번 우승으로 통산 7승 중 3승을 아시아에서 거두게 됐다.

토머스는 1라운드에서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9언더파를 몰아치면서 일찌감치 우승을 예고했다. 하지만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가늠키 어려운 제주 바람의 '텃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 3라운드에서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선수 생활을 통틀어 이런 바람은 처음이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정도로 이번 대회서 바람은 선수들을 괴롭혔다.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토머스도 바람에 적응하지 못하고 초반에 샷감이 흔들렸다. 급기야 3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밀리는 듯 했다. 이후 5개홀에서 파행진을 하던 토머스는 9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한번 분위기를 탄 토머스는 바람이 약간 잠잠해지자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앞세워 공격적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477야드인 10번홀(파4)에서는 티샷을 377야드나 보낸 뒤 두 번째샷을 핀 1m 지점에 떨궈 버디를 잡았다. '닥공' 플레이는 11번홀(파4) 버디로 이어졌다.

하지만 13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상승세가 주춤했다.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 두 번째샷을 핀 2m 지점에 떨궜으나 파퍼트에 실패했다. 그리고 17번홀(파3)에서 또 다시 보기를 범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바람 계산 착오로 티샷이 짧아 그린 앞 벙커에 빠진 것이 화근이었다. 그러면서 앞조에서 경기를 펼친 레시먼이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1타차 공동 2위로 순위가 밀렸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이언보다 더 정확한 신기의 우드샷이 있었다. 18번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토머스는 핀까지 231야드를 남긴 상황서 5번 우드를 빼들어 두 번째샷을 날렸다. 클럽 페이스를 떠난 볼은 그림처럼 날아가 핀 3m 지점에 안착했다. 강한 앞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환상적인 샷이 아닐 수 없었다. 아쉽게 이글 퍼트를 놓쳤으나 토머스는 버디를 잡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연장 1차전에서 나란히 파를 잡아 승부를 가리지 못한 토머스는 2차전에서 레시먼의 두 번째샷이 해저드로 들어가자 두 번째샷을 그린 프린지에 떨궈 차분하게 투 퍼트로 홀아웃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토머스는 "초대 우승자로 이름을 올리게 돼 영광이다. 바람 때문에 힘든 경기였지만 오늘 인내심을 발휘해 경기 마무리할 수 있어 만족한다. 특히 18번홀 공략이 마음에 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우승 트로피에 대해 "트로피가 독특하다. 여기에 금색으로 내 이름이 새겨져 기쁘다. 한글 내 이름을 외워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 트로피는 출전 선수 전체 이름을 한글로 새겼다. 그 중 우승자 이름은 금색이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민휘(25)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김민휘는 강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버디를 6개나 잡았으나 더블보기 1개와 보기 4개를 범해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한 김민휘는 단독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비록 국내 팬들 앞에서 PGA투어 생애 첫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첫 번째 '톱10' 입상에 성공했다. 올해로 미국 진출 5년째인 김민휘는 지난주 말레이시아에서 열렸던 PGA투어 CIMB클래식에서는 홀인원을 기록하면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상금은 44만4000달러(약 5억원)로 왠만한 국내 대회 우승 상금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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