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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 3% 성장 장담하지만…KDI 등 ‘2%대 성장’에 무게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2 17:42

수정 2017.10.22 17:42

한은, 설비투자 호조 전망.. 타기관은 "성장세 꺾일 듯"
한경硏도 2.8% 성장 전망.. 소비 등 내수도 둔화 예상
한은 올 3% 성장 장담하지만…KDI 등 ‘2%대 성장’에 무게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전격 상향 조정했지만 일부 경제지표를 놓고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과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가장 시각차가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설비투자다. 한은이 반도체 호황에 근거한 설비투자가 올해 하반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 반면 다른 기관들은 성장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또 주춤했던 민간소비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한은과 달리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 소비 증가세가 꺾이면서 내수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상반된 진단을 내놓고 있다.

22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19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8%에서 3.0%로 상향했다. 앞서 4월과 7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성장률을 올려잡으며 정부 및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3.0%)와 같아졌다.


정부 전망치가 일종의 목표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선 한국금융연구원(3.0%)과 함께 한은이 우리나라 경기에 대해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8%로 하향했고, KDI(2.6%), LG경제연구원(2.8%), 현대경제연구원(2.7%) 등도 2%대를 점치고 있다.

의견이 가장 갈리는 부분은 그동안 수출과 함께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설비투자에 대한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연간 설비투자 증가율을 14.0%로 전망하고 있다. 종전 7월 전망치(9.5%)보다 4.5%포인트 높은 수치다. 특히 하반기 전망치(12.1%)는 앞서 7월(5.0%)보다 대폭 끌어올렸다.

반면 한경연은 설비투자가 상반기에는 한은과 같은 15.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하반기 들어선 8.7%로 다소 꺾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현대경제연구원의 하반기 전망치(5.2%)를 두 배 이상 크게 웃돌았다. 정부 전망치도 9.6%로 한은보다 낮다.

반도체 및 정보기술(IT) 부문에 쏠린 설비투자 지속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설비투자는 기업들의 경기 전망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는 126.9% 상승하며, 전체 설비투자 증가분의 77.2%를 차지했다.

민간소비에 대해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한은은 사상 최장 추석 연휴 '착시'에도 민간소비가 확대되면서 내수는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내년은 정부의 소비 및 경제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올해보다 증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소비 증가세가 축소되는 등 내수 경기는 완만하게 둔화하는 모습"이라는 KDI의 분석과는 대치되는 모습이다.
실제 KDI는 한은의 수정경제전망 발표 일주일 전인 지난 12일 '경제동향 9월호'를 통해 "7월 중 일시적 요인에 따라 상승했던 소매 판매 증가율이 8월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고, 소비 심리도 점차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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