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쇼핑과 관광이 함께하는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2 19:08

수정 2017.10.22 19:08

저녁 6시 땡하자 먹거리.수공예 '이동식 점포' 수십개 세팅
개장 한 시간도 안돼
학생.커플.가족 등 다양한 연령층 북적.. 유명한 점포 앞은 긴 줄
지난 20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동에 위치한 '전주 남부시장'의 야시장을 찾은 여행객들이 먹거리 상점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20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동에 위치한 '전주 남부시장'의 야시장을 찾은 여행객들이 먹거리 상점을 둘러보고 있다.

【 전주(전북)=한영준 기자】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를 여행할 때 반드시 들려야 할 곳이 있다. 시내 곳곳에 위치한 야시장이다. 해가 질 무렵 형성되는 야시장에서는 옷과 기념품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먹거리들이 즐길 수 있다. 여행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야시장은 타이베이를 넘어 대만의 대표적인 관광 상품이 됐다.


지난 20~21일 찾은 전주 남부시장은 해가 지면서 타이베이에서 가장 유명한 스린야시장을 연상케 했다. 남부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왜 이렇게 사람이 많나, 엄청 바글바글하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남부시장의 한 상인은 "지금 추석 연휴 직후라 비수기인데도 분위기가 이렇다"며 "연휴엔 움직이기가 힘들 만큼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전국 전통시장 420여곳이 연계해 오는 31일까지 '전통시장 가을축제'를 진행한다. 전주 남부시장은 쇼핑과 관광이 접목된 전통시장 가을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해지면 열리는 야시장, 다양한 콘셉트로 '인산인해'

해가 질 무렵인 오후 6시가 되면 북문과 남문, 동문과 서문에 수십 개의 이동식 점포가 들어온다. 각 문에서 들어오는 점포의 행렬은 야시장의 시작을 알리는 퍼포먼스 같다. 점포가 모두 들어오면 '열 십 자[十]' 모양의 야시장이 형성된다. 골목 구석구석에도 점포들이 있는 해외 야시장보다는 규모가 조금 작은 편이다.

야시장이 개장하고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교복을 입은 학생, 젊은 커플부터 가족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한 데 어우러져 야시장을 즐겼다. 맛집으로 유명세를 탄 점포 앞에는 10여명에서 2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야시장을 둘러보는 방문객의 손에는 대부분 먹거리가 쥐어져 있었다. 메뉴는 일반적인 음식점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음식들이 많았다. 비빔밥 구이, 떡갈비 등 전주 전통음식을 개량한 메뉴부터 라오스와 태국 요리까지 있었다.

한 점포 상인은 "야시장 상인 중에는 젊은 청년층 비율이 꽤 높다"며 "젊은 상인들이 독특한 메뉴를 개발해 야시장이 더 흥행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4개의 섹터 중 한 곳은 먹거리가 아닌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점포로 구성됐다.

전주지역에서 활동하는 로컬 일러스트레이터 박성민씨는 야시장이 열리는 금요일, 토요일에 점포에 나와 자신이 직접 제작한 엽서를 판매한다. 박씨는 "전주를 배경으로 하는 수공예품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 팔다보니 반응도 좋다"며 "방문객들과 상인 모두 윈윈(Win-win)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청년상인 모인 '청년몰', 중국 유튜버 방문하기도

남부시장 2층에는 청년 상인들의 점포골목인 '청년몰'이 자리잡고 있었다. 카페와 펍, 공방, 책방 등 34개의 점포가 청년몰에 입주해 있다. 특히 오는 29일까지 청년몰 33개 점포가 '할로윈데이'를 맞이해 '청년국 유령시장'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서 방문한 3명의 인플루언서(블로거, 유튜버 등 영향력 있는 개인)도 청년몰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축제에 맞춰 전주 남부시장을 방문했다. 지난 20일 입국한 이들은 1박2일 동안 전주 한옥마을 일대를 둘러보며 중국인들에게 전주 남부시장의 모습을 전했다.

중국에서 '칭칭'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며 실시간 시청자 400만명을 기록하고 있는 천단단씨는 "전통적인 분위기에 현대적 느낌의 '청년몰'이 함께 있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라며 "규모는 작지만, 서울에 있는 인사동 쌈짓길과 느낌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한 블로거는 "오후 4시에 전주에 도착했지만 꼭 오고 싶었던 한국이기 때문에 쉬지 않고 둘러보고 있다"며 "이 도시(전주)는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살아나며 지역경제에도 활력소"

한옥마을과 남부시장을 중심으로 전주가 주요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시민들도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전주 토박이라고 밝힌 50대 최정규씨는 "한옥마을과 남부시장 덕분에 전주가 한 해에 1200만명이 찾는, 전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며 "관광지로 발돋움하며 지역경제에도 활력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 남부시장은 올해로 3주년을 맞이하는 야시장을 기념하기 위해 가을축제를 준비했다. 지난 20일 가수 장윤정씨의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와글와글 시장가요제'를 열었다.
청년몰에서는 오는 29일까지 스탬프투어도 진행한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여행객들을 위해 인기캐릭터 로보캅폴리와 비덕 인형 참여 이벤트 등을 준비했다.


전주남부시장상인회 하현수 회장은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전통시장 가을축제를 맞아 남부시장에서 편리한 쇼핑과 행복한 추억을 담아 가실 수 있도록 알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주말에 남부시장을 찾아 먹거리와 볼거리 등 다양한 추억을 가져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