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50여년 화학업계 산증인 이수영 OCI그룹 회장 별세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2 19:21

수정 2017.10.22 19:21

태양광 사업 세계적 수준으로 키워.. "남에게 피해줄 일 말라"
대표적 노사화합 경영인 ..경총회장 3연임도
22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 이수영 OCI 회장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이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 OCI 사장(오른쪽 두번째), 차남 이우정 넥솔론 관리인(오른쪽 첫번째)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22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 이수영 OCI 회장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이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 OCI 사장(오른쪽 두번째), 차남 이우정 넥솔론 관리인(오른쪽 첫번째)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남에게 피해줄 일, 욕먹을 일은 애당초 하지 말라. 돈 버는 일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

국내 화학산업계의 '거목' 이수영 OCI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이 회장은 대표적인 노사화합 경영인이자 50여년간 화학산업 외길을 걸어온 우리나라 화학업계의 산증인이다. 아울러 태양광 분야의 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워 에너지업계에서도 성과를 이뤄냈다.


이 회장은 지난 1970년 당시 경영 위기에 봉착한 동양화학(OCI의 전신)에 전무이사로 입사해 다각적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단기간에 위기를 극복해냈다. 이후 1979년 사장, 1996년 회장으로 취임해 최근까지 회사 경영을 총괄했다.

이 회장은 해외의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와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살려 유수의 해외 파트너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06년에는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사업화를 결정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 2008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해 신재생 에너지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세계적인 규모로 키워냈다. 이 회장은 지난 2009년 OCI로 사명을 바꾼 뒤 화학 기업에서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화를 이끌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사회공헌 사업에도 힘을 쏟았다. 인천 송도학원의 송도 중.고등학교를 운영해 왔으며, 송암문화재단을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해 장학지원 사업도 펼쳤다.

또 이 회장은 2004년부터 한국 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 추대돼 2010년까지 3연임을 했다.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 동안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역임하며, 빙상 스포츠의 불모지였던 한국을 빙상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데 기여했다.

백우석 OCI 부회장은 고인에 대해 "회사 창업 초기부터 경영에 참여하면서 OCI를 재계 24위의 기업으로 키웠고, 해외의 많은 기업가와 교류하면서 한국 화학 산업과 경제의 미래를 항상 걱정하고 업그레이드할 방안을 제시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일흔을 훨씬 넘긴 연세였지만 최근까지도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 회사 경영을 직접 지휘했는데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게 돼 당황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경자 여사와 장남 이우현(OCI 사장), 차남 이우정(넥솔론 관리인), 장녀 이지현(OCI미술관 부관장)이 있다.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과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 동생이다.

이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는 22일부터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 회장은 오는 25일 영결식 후 경기 동두천 예래원 공원묘지에 영면할 예정이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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