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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프리미엄’으로 사드보복 넘는 K뷰티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3 17:00

수정 2017.10.23 17:00

[차장칼럼] ‘프리미엄’으로 사드보복 넘는 K뷰티

LG생활건강이 그제 중국에 럭셔리 뷰티브랜드인 오휘와 VDL, 빌리프 매장을 냈다. 앞서 지난주에 토니모리는 화장품 전문 유통기업인 DMX와 중국 내 4000억원 공급계약 및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애경은 25일 경기 수원 AK플라자에서 왕훙(중국의 파워블로거) 초청 애경뷰티데이 행사를 연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뷰티업계로부터 전해지는 소식은 중국시장에서 K뷰티가 여전히 먹혀들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LG생건은 이달 초에 럭셔리 궁중화장품 브랜드 '후'의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다.
후의 매출 1조원 돌파는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더 빠른 성적이다. 중국에서의 매출에 힘입은 바도 크다. 그 여세를 몰아 LG생건은 후속 럭셔리 브랜드인 오휘와 VDL, 빌리프 매장을 중국 항저우의 최고 백화점에 오픈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지속되고 있지만 오히려 백화점 측에서 오휘의 입점을 반겼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토니모리의 4000억원 수출 소식도 마찬가지다. 이는 중국이 아무리 압박을 가하더라도 품질이 좋은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이상 지속적으로 구매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왕훙을 대상으로 뷰티데이를 기획한 애경 측은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악화됐지만 정치적 문제와 구매를 연결짓지 않는 젊은층도 많이 있는 만큼 한국 화장품은 중국에서 여전히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사드보복이 중국에서 견고한 K뷰티의 위상마저 흔들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오히려 사드보복으로 일부 저품질 한국산 브랜드가 정리되면 K뷰티의 프리미엄 이미지는 더 공고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본은 사드보복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화장품이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면서 일본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시세이도는 36년 만에 국내에서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이전공사 중인 오사카 공장의 생산능력도 당초 계획보다 2배로 늘린다고 한다. 폐쇄할 예정이던 기존 오사카 공장도 존속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K뷰티가 주춤하는 사이 일본 화장품이 그 자리를 꿰차려 하고 있다. 'K뷰티'의 명성을 지키는 길은 제품력밖에 없다. 사실 한창 K뷰티가 중국에서 각광받을 때 국내에 매장이나 공장이 없는데도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캐스팅하는 등 '한류'에만 편승해 이익을 보는 화장품 브랜드들이 있었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이런 저품질 화장품이 정리된다면 K뷰티는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러려면 품질과 서비스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비단 화장품업계의 얘기만은 아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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