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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정감사]혈세 1.1조 받은 수협, 돈 안 갚고 억대연봉자 3배 늘려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6 09:36

수정 2017.10.26 09:36

수협회장 연봉 4년 새 26%↑ 1억6800만원… 운전기사 인건비만 7800만원
1조가 넘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수협중앙회가 15년이 지나도록 127억만 상환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연봉은 크게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까지만 해도 수협 내에서 억대 연봉을 받은 이는 40명에 그쳤지만, 작년엔 115명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26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에 따르면, 수협중앙회 직원 가운데 2016년 기준 1억원 이상 고액연봉를 받는 인원은 총 115명, 이들의 급여총액만 126억5600만원에 달했다. 지난 2013년 수협의 억대연봉자는 40명, 급여총액은 42억8400만원이던 것을 감안하면 대폭 늘었다.

[2017 국정감사]혈세 1.1조 받은 수협, 돈 안 갚고 억대연봉자 3배 늘려
문제는 수협이 지난 2001년 4월 수협신용부문 부실화에 따라 정부로부터 1조1158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조직이라는 점이다. 공적자금은 정부가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재정자금을 말한다.
결국 국민의 세금이다. 수협이 지난 15년 간 상환한 돈은 127억원 뿐이었다.

김 의원이 수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수협의 연도별 억대연봉자는 2013년 40명, 2014년 57명, 2015년 69명, 2016년 115명으로 매년 억대연봉자 수를 늘려왔다. 직급별로는 별급 25명, 1급 86명, 2급 4명으로 별급은 7명(38%), 1급은 64명(290%)나 증가했다. 2급도 새롭게 4명이 추가됐다.

급여총액 증가율도 만만찮다. 2013년엔 42억8400만원이었지만 2014년 61억3400만원, 2015년 74억5900만원, 2016년 126억5600만원으로 매년 급증했다. 2013년과 비교해 3배 가량, 전년 대비로도 110%가량 늘었다. 작년 억대연봉자 수(115명)은 수협 전체직원(1278명)의 9.0%다. 2013년 대비 5.5% 늘었다. 이들 억대 연봉자의 급여총액이 총 인건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3년 6.6%에서 작년엔 15.7%으로 2배이상 늘었다. 또, 회장과 대표이사, 감사위원장 연봉은 1억6800만원 수준으로 수협회장은 2013년보다 연봉이 26% 가량 증가했다. 직급별 평균연봉은 별급이 1억1240만원, 1급이 9996만원이다.

게다가 수협회장은 연봉과 별도로 업무추진비가 예산액 기준으로 매년 7200만원의 업무추진비와 월 240만원의 임차료, 연간 1500~2000만원 가량의 차량운영비가 소요되는 고급세단(에쿠스)를 제공받고 있다. 운전전담 직원의 인건비 총액만 지난해 기준으로 7800만원으로 공무원 기준 4급 서기관 급이다.

여기에 수협회장은 지난 2013년 이후 금년 7월말까지 사무공간 인테리어와 보수공사, 각종 집기 구입비로 4734만원을 썼다. 사택도 별도로 제공한다. 수협회장의 관사는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소재 면적 143.3㎡, 보증금 7억5000만원짜리다. 1조가 넘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기관의 임원에 대한 지원이 이렇다.

김 의원은 "혈세와 다름없는 1조 1,581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수협중앙회가 작년까지 127억원만 겨우 상환한 상태에서 임직원들이 당기순이익 흑자 기록에 취해 돈잔치를 벌여서는 안된다"며 "어획량 감소, 어가부채 누증 등에 시달리는 어민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공적자금을 쥐꼬리만큼 상환해 놓고 계속해서 과도한 혜택받는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공적자금을 조기상환하려는 의지보다는 임직원들이 제 밥 그릇 챙기기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공적자금의 상환액을 더 늘린 후 임직원 급여와 후생복지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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