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종교인 과세 논란, 해법은 없나

우리는 목사, 신부, 스님 등을 성직자라고 부른다. 성직자는 초자연적 절대자인 신을 위하여 봉사하기 때문에 거룩한 직업이라는 존칭으로 성직(聖職)이라고 호칭하고 있다.

올해 정기국회에서 목사, 스님 등 종교인에 대한 소득세 과세문제가 쟁점사항 중 하나이다. 종교에 대한 세금문제는 국가별로 역사적으로 다르게 발전돼 왔다.

절대왕정과 유교권 문화를 갖고 있는 동양사회는 종교의 세금특권이 사회적 문제가 아니었다.

반면 기독교 문화권에서 교회의 헌금제도인 '십일조'는 가톨릭 성당이나 수도원이 영지 내 주민의 소득이나 생산량의 10%를 부과하는 '교회세'로 발전해왔고, 교회와 성직자에 대해서는 국왕의 과세권이 인정되지 않았다. 교회의 세금특권에 대해 11세기 이후 절대왕권을 강화해 가는 과정에서 국왕이 세금면제 혜택을 누리던 교황의 영지와 성직자에 대한 과세를 확대하면서 많은 역사적 사건이 발생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의 발단은 루이 14세 이후 전쟁과 왕실의 사치로 고갈된 국가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귀족 계급, 성직자 계급(두 계급은 세금면제 계급임), 그리고 신흥상공인 계급(제3계급이라 부름)의 회의를 소집하였다. 그런데 귀족과 성직자 계급이 세금부담을 회피함에 따라 제3계급만으로 회의를 했다. 제3계급 단독회의가 도화선이 되어 프랑스 혁명이 발생했다. 혁명세력은 교회재산의 국가귀속과 교회세 등을 폐지하고, 대신 목사·신부 등에 대해 나라에서 급여를 지급했다. 독일도 프랑스 혁명 직후 19세 초반 교회재산을 국가에서 몰수하고, 대신 국가에서 교회신도들의 동의하에 '교회세'(헌법에 규정)를 거두어 교회 등의 운영비와 인건비로 배분하고 있다. 7세기 중반에 탄생한 이슬람교는 신도들에게 소득의 2.5%를 '종교세'로 받고 있다. 반면 이슬람교를 안 믿는 주민들은 인두세와 재산세 등 높은 세금을 부과했다. 초창기에 일반 주민들이 이슬람교로 개종하는 데 '낮은 종교세'가 작은 당근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종교의 자유를 위해 교회, 사찰, 포교시설 등 종교목적 재산에 대해 재산세 등을 면제하고 신도들이 종교단체에 기부하는 금전에 대해 기부금으로 처리해 소득세 등을 감면하고 있다. 이번에 쟁점이 되는 목사, 스님 등 종교인의 소득세 과세 문제는 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조세형평성 측면에서 오래 전부터 제기돼온 사항이다. 소득세 반대 논리의 하나는 성직자 급여는 통상적인 '고용주와 근로계약'으로 발생하는 '근로소득'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성직자 급여를 '기타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금융소득 등이 아닌 기타의 소득을 말함)으로 분류하고, 비용으로 인정하는 '필요경비'도 소득금액의 80%에서 40%까지 대폭 공제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소득세 과세에 대해 교단별, 신도별, 의원별 종교관의 차이로 많은 논쟁이 예상된다. 현실적인 문제로 영세 교회·사찰의 열악한 세금인프라, 회계투명성과 성실신고 검증의 제약, 교회별 주택수당, 자녀 교육비, 복지비용 등 다양한 후생소득의 포착 문제 등 어려움이 많다.

목사 등 성직자에 대한 소득세 과세의 해결방안의 하나로 세법개정과 무관하게 대형 교단, 사찰 등에서 자발적으로 소득세를 납부하는 사회적 타협안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가톨릭 신부나 선진국가는 현재도 별도의 특례 없이 일반인과 동일하게 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처럼….

윤영선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관세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