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유통업계 '착한 마케팅'앞세워 소비자 공략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9 17:07

수정 2017.10.30 08:18

제품 공공성.윤리성 강조.. 판매수익 일부는 기금으로 '이미지 제고' '판촉' 효과
롯데하이마트는 제품 판매금액의 일부를 모아 조성한 기금으로 최근 전국의 독거어르신 가구에 2000만원 상당의 TV를 전달했다. 문주석 롯데하이마트 마케팅부문장(왼쪽)이 정권삼 굿피플 영부회장에게 TV를 전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제품 판매금액의 일부를 모아 조성한 기금으로 최근 전국의 독거어르신 가구에 2000만원 상당의 TV를 전달했다. 문주석 롯데하이마트 마케팅부문장(왼쪽)이 정권삼 굿피플 영부회장에게 TV를 전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갈수록 중시되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이같은 정서를 활용한 '착한 제품'과 '착한마케팅'을 앞세워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공공성이나 윤리성을 강조한 제품이나 제품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해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펼침으로써 기업이미지 제고와 제품 판촉효과라는 두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것이다.
이같은 마케팅은 더 나아가 시장에 '착한 소비' 트렌드를 형성시키고 있다. 착한 소비는 때론 불편하고 조금은 비싸더라도 단순한 구매 행위를 통해 누군가와 가치를 나누거나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등의 인식을 토대로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착한 제품'으로 신뢰 확보

29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전문기업 네스프레소는 2003년부터 NGO인 열대우림동맹와 협업하며 독자적인 친환경 커피 소싱 방식인 네스프레소 'AAA 지속 가능 품질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현재 네스프레소의 커피 80%가 'AAA 지속 가능 품질 프로그램'을 통해 최고 품질 기준을 충족하며 지속 가능한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는데, 네스프레소는 이 프로그램을 확대해 2020년까지 모든 커피를 친환경 방식을 통해 조달하여 '착한 커피'로 공유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네스프레소가 최근 선보인 '익스플로레이션즈 2' 컬렉션은 네스프레소가 콜롬비아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찾아낸 진귀한 커피 컬렉션으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와 '콜롬비아 아과다스' 2종으로 구성돼 있다. 에티오피아와 콜롬비아 아과다스는 모두 국제공정무역기구을 통해 '공정무역커피' 인증을 받은 커피다. 공정무역은 직원들의 공정임금 제품이나 친환경 제품과 같이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윤리성, 환경적 요소 등을 먼저 생각해서 생산된 제품을 거래하는 것을 말하며 이들 제품을 소비하는 행위를 '공정 소비' 또는 '지속가능한 소비'라고 일컫는다.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의류 업계의 부당한 임금 지급이나 착취, 아동 노동 등을 방지한다는 의미로 봄.여름 시즌용 보드 쇼츠와 비키니 제품 전량을 전 세계 최초로 미국 공정 무역 협회의 인증을 받은 공장에서 제작했다. 구매 대금의 일정 비율을 공장 근로자에게 지급했고 추가금은 공장 직원들이 직접 선출한 위원회에서 투표를 통해 사용처를 결정했으며, 현재까지 근로자 복지를 위한 사내 보육원 건립이나 조리 시설 설치, 생필품 구입, 현금 보너스 지급에 사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오뚜기 열풍도 착한 소비와 맥락을 같이 한다"면서 "기업의 입장에서도 이윤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새로운 공유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착한 제품' 개발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객참여형 사회 공헌으로 공감대 형성

유통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고객 참여형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고 판촉효과를 거두는 '착한마케팅'을 활용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국제구호 비정부기구(NGO)인 굿피플을 통해 독거어르신들엑 2000만원 상당의 TV를 기증했다. 이 TV는 지난 9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청소기 행사모델 판매금액의 일부를 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식으로 마련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015년부터 가전제품 판매액 일부를 적립해 소외계층을 돕는 고객참여형 기부 이벤트를 진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양동철 팀장은 "판매 금액을 일부를 기부금으로 적립하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소외 계층을 돕는데 참여한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소셜커머스 티몬은 밀알복지재단, 기아대책 등 비영리단체들과 함께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비영리단체에서 티몬에 사연을 전달하면 티몬의 전문 디자이너 및 에디터, 포토그래퍼가 사연을 소셜기부 콘텐츠로 구성해 고객에게 노출하고 있다. 특히 일반 상품 기준 하루 수천만원 이상의 매출이 나오는 PC와 모바일의 메인화면 노출을 지원, 티몬 고객에게 모금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소셜기부는 2000원부터 5000원, 1만원 등 3종류로 기부금액이 구성되며, 자신이 원하는 액수를 선택해 기부할 수 있다. 매월 모금이 완료되면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다음 회차의 소셜기부 컨텐츠에 공개한다.
티몬 관계자는 "티몬에서는 2010년부터 매월 고객참여형 사회공헌 기부 캠페인인 소셜기부를 진행하고 있다"라면서 "그 동안 겨울철 소외계층 난방비 지원부터 희귀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아의 치료비 모금, 핑크박스 생리대 후원 등 다양한 기부 모금을 매월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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