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Money & Money] 저금리 시대의 종말, 당신의 재테크는 안전하십니까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9 19:24

수정 2017.10.29 19:29

금리가 오르면?
금리인상땐 주가하락이 일반적 상식
2005년 코스피.금리 같이 오르기도
투자 체크 포인트는?
이자 늘어나는 대출부터 정리해야
주식투자는 기회로 삼는 전략 필요
금융시장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기울여본 사람이라면 '기준금리'라는 단어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봤을 것이다. 매월 둘째주에 한국은행이 발표하는데 이것을 올리느냐 내리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기준금리가 내린다고 내가 받은 은행대출이자가 금세 낮아지는 일은 없지만, 희한하게 올라갔을 때는 곧바로 대출이자가 늘어나는 불공정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때문에 월급쟁이의 재테크에서 금리의 움직임은 대단히 중요하다.


한동안 국내 금리가 바닥을 기다가 최근 인상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지난 19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이 등장한 데다 한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주식시장 투자자들에게는 발등의 불이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이 줄어들고 주식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간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가끔은 이론과 다른 실제

금리라는 것은 쉽게 말해 내가 가진 '쌈짓돈'의 가치를 의미한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이 많으면 빌리기도 쉬워지니 금리가 싸고, 줄어들면 비싸지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된다. 정부가 유동자금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금리를 이용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주식시장으로 돈이 많이 흘러들어가려면 여유자금이 많아야 하고, 이는 곧 돈의 가치가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저금리=주가상승, 고금리=주가하락이라는 일반적인 관념은 여기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경우들이 많다. 경기회복 기조가 강할 때는 금리를 아무리 흔들어도 주식시장은 별개로 움직였다. 경기회복은 곧 기업실적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주가를 오히려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대 일본과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일본은 주식시장을 살려보겠다고 금리를 내렸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경기하락의 전조로 보고 증시에서 돈을 빼 현금 비축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반대로 경기과열을 막으려고 연방준비제도에서 금리를 올렸는데 이미 작두를 타기 시작한 주가는 계속 올랐다. 이론과 실제가 전혀 반대로 작동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그랬다

우리나라에서 금리가 올랐던 시기는 대략 2005년과 2011년을 예로 들수 있다. 이 시기에는 경기가 좋아지고 물가도 완만하게 상승하자 금리가 오르는 기간에 맞춰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주식시장이 강세를 나타냈다. 2005년 7월 코스피지수가 1000 근처에서 머물던 시절 금리가 3% 근방에서 서서히 상승해 5% 수준까지 올랐다. 이때는 코스피지수도 계속 올라 2000 근처까지 도달했다. 2011년에도 2%대까지 떨어졌던 금리가 계단식으로 오르기 시작하자, 코스피도 1500 근처에서 꾸준히 올라 2000을 넘어서며 비슷한 곡선을 그렸다.

한화생명 FA지원팀 이명열 투자전문가는 이런 현상에 대해 "국내외 경기가 개선되고 물가도 오르면 기업의 수익성이 향상되면서 주가 상승을 부추긴다"며 "투자자들은 가격이 하락하는 채권에서 가격이 오르는 주식으로 이동하는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약화되는 것도 주식으로의 자금이동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출관리가 우선, 주식도 괜찮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기에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부분으로 대출관리를 꼽는다. 시중금리 상승은 예금 이자율보다는 대출 이자율에 보다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게 되면 이자를 내야 하는 돈으로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상태에서 대출금리가 각각 1%포인트, 3%포인트 상승할 경우 이자비용 증가로 인한 가계의 재무건전성 변화를 분석한 결과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 38.7%에서 40.4%, 43.9%로 늘어난다는 결과가 나왔다.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가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된다는 얘기다.

주식투자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겁낼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리인상이 주식시장에서는 경고의 시그널로 읽혀질 수 있지만 이런 오해를 투자 기회로 삼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호전을 반영한 결과다.
그 기조와 속도 또한 완만하고 점진적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의 이번 금리인상 시그널은 오히려 위험자산의 강세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의 금리인상 기조는 경기상황을 반영한 결과라고 본다.
또 코스피의 2차 상승 추세는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이 코스피 강세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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