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5대 'IT 공룡'을 향한 곱지않은 시선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들 뉴스는 대부분이 좋은 것으로 장식하고 있다.

전망치를 상회한 분기 실적과 시가총액 증가, 불어나는 총수들의 순재산, 기업 인수로 새로운 분야 진출. 마치 기업들끼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듯하다.

IT기업들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높은 연봉과 자유로운 근무 분위기, 자율적 근무시간, 전부 다는 아니지만 무료로 제공되는 호텔 수준의 식사.

그러나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소위 잘나가는 IT기업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최근 예사롭지 않다. 지난 9월 USA투데이가 의뢰한 설문조사에서 조사 대상자의 52%가 IT기업들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식 혁신의 성공사례로 손꼽히던 인터넷 기업은 수년 동안 소비자와 정치계로부터 무사통과를 받아왔으나 여론이 갈수록 심상치 않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마존과 애플,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를 일컬어 무서운 5개 기업이라는 뜻의 '프라잇풀 파이브(Frightful Five)'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이들 5개 기업이 인공지능(AI)과 음성인식, 가상과 증강현실, 로보트, 홈 자동화,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분야를 거의 독점하면서 뛰어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이 나와도 결국 거물들에 인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와츠앱과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인수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05년 이후 60개 넘는 기업을 인수했다.

온라인으로 거의 모든 물건을 팔고 있는 아마존은 식료품 유통업체 홀푸드를 인수하더니 처방약 판매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있다.

온라인으로 책을 팔면서 시작한 아마존은 미국의 서점들을 문닫게 만들었으나 자체 책방을 점차 개점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미국의 9월 실업률이 4.2%를 보이는 등 고용시장이 양호한데도 유통업계에서만 올해 1~5월 약 5만6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아마존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이용이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올해 예상 매출은 1730억달러(약 193조원)로 이는 2014년의 두배 규모다.

한 조사에서 아마존은 전체 전자상거래의 거의 절반 가까이, 페이스북은 모바일 소셜 트래픽의 77%, 구글은 검색엔진의 8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거대 IT기업들의 독점은 광고시장에서도 나타나 구글과 페이스북은 올해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 지출의 63.1%를 장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율주행(무인)차 개발은 수백만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창업 당시 순수한 의도를 갖고 출발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창업자들 모두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라는 신념으로 시작했으며 아마존은 지구 역사상 가장 고객 중심 기업이 되는 것을 표방했다.

글로벌 IT기업들 고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뉴욕타임스는 5대 IT기업들로 부와 권력이 집중되고 있어 민주주의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대기업의 급성장에 미국 정치계에서도 인터넷 시대에 맞게 견제할 수 있는 규제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앞으로 50년 내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북과 구글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놔 주목을 받았다. 일부는 10년 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과거 화려했으나 현재 초라해졌거나 사라진 IT기업들은 '창조적 파괴'의 희생물이 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