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수장 바뀐 美 연준, 금융규제 다시 풀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 차기 의장에 제롬 파월 연준 이사를 지명했다. 파월 지명자는 상원 인준청문회와 전체회의 표결을 통과하면 내년 2월부터 4년간 연준을 이끈다. 그는 점진적이고 신중한 금리인상을 강조하는 비둘기파라는 평가다.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시장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우리로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국내 금리인상 요인은 많았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중국과의 사드 갈등 해소로 깜짝 수치를 나타낼 수도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가계, 기업 등에 기준금리 인상에 미리 대비하라는 신호를 준 상태다.

길게 보면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서두르면 시장에 악영향을 준다. 성장률 수치 속에 가려진 위험요소도 너무 많다. 수출 증가도 반도체 초호황을 빼면 별게 없다. 3.4분기 민간소비는 0.7%로 성장률의 반토막이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0.5%에 그쳤다. 무엇보다 금리인상 여파는 기업보다 가계, 취약계층이 가장 민감하다.

파월이 지명된 날 국내외 증시가 반색한 것은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했다. 통화정책과 금융감독정책이 분리된 우리나라와 달리, 연준은 금융감독까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파월은 월가 투자은행 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았다. 그는 평소 대형 금융사를 겨냥한 월가 금융소비자보호법인 '도드-프랭크법'의 완화를 주장했다. 반면 재닛 옐런 현 의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속속 도입된 규제조치들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파월은 차기 의장에 지명된 뒤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지않아도 미국 경제는 호황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년 만에 2분기 연속 3% 이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파월의 지명은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는 셈이다.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26위에 오른 한국은 금융시장 성숙도는 74위에 그쳤다. 과도한 금산분리 등 철 지난 규제가 국가경쟁력을 갉아먹어서다. 파월의 규제완화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