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금융권, 올드보이가 뭐길래

금융권이 또다시 인사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연임이 확정됐던 주요 은행의 은행장이 돌연 사퇴를 선언하는가 하면 올드보이(OB) 귀환 논란도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OB 귀환 논란은 금융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거리다. 최근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이 손해보험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OB 귀환 논란은 더 증폭되는 모양새다.

김 전 위원장이 새 손보협회장으로 선임되면서 금융권 OB들이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 등 주요 금융협회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손보협회가 출중한 OB 인사를 새 회장으로 선임했으니 은행연합회와 생보협회도 새 손보협회장 정도 되는 인사를 찾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실제로 은행연합회 회장과 생보협회 회장 후보군에 OB들의 이름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OB들의 현직 복귀에 대한 시각은 나뉜다.

OB들의 복귀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변화와 적응을 얘기하며 이들의 복귀가 역주행이라고 주장한다.

핀테크 시대에 20년 전에 금융을 담당했던 사람들이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한다.

새롭게 협회장으로 선임됐거나 협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OB들의 나이대가 70대는 기본이고 80대도 있어서다.

반면 OB들의 복귀를 환영하는 쪽에서는 이들의 경륜을 얘기한다.

수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OB들이 금융권에 복귀하면 난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력도 있으면서 현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이 자신들의 숙원사업이나 정부와의 관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OB가 복귀하는 것에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될 요소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말한 대로라고 생각한다.

최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권 OB 귀환에 대해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분들을 뽑을 수 있도록 기대하고 그렇게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OB들의 복귀에 우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대신에 최 위원장의 발언처럼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인사들이 자리하도록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실력이 있다면 나이 등이 문제가 안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다.

아울러 OB들의 귀환이 논란이 되지 않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본다.

현직에 복귀한 OB들이 아웃풋을 내면 된다.
현직에 복귀한 OB들이 아웃풋을 내면 OB 복귀 논란도 자연스럽게 잠잠해질 것이다. 반대로 OB들이 아웃풋 없이 자리만 차지한다면 OB들의 잇따른 복귀는 실패한 '노욕'(老慾)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현직에 복귀할 그리고 이미 복귀한 OB들의 건투를 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금융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