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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날' 화학업계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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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은 잔칫날이었다. 화학업계가 연중 가장 큰 기념일인 '화학산업의 날'을 맞아 지난달 31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행사를 열었다. 국내 화학산업의 기틀이 된 울산석유화학단지 준공일(1972년 10월 31일)을 기념일로 정해 지난 2009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행사다.

최근 시황이 호조세를 이고 가고 있어서인지 행사에 참가한 업계 관계자들의 표정들은 대체적으로 밝았다. 대표기업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3.4분기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난 7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호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해빙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화학사들의 중국 사업도 활기를 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고전을 면치 못했던 중국에서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다시 본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제기된다. 그동안 배제됐던 중국 정부 보조금 지급 대상에 국내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포함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희소식만 있는 것은 화학업계 차원에서 쓴맛을 다지게 하는 소식도 적지 않아 행사장에선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도 보였다.

우선 국제유가의 변동성도 주요 변수다. 최근 배럴당 60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국제유가 상승세가 원료가격 상승과 제품 수요 저하로 이어질 경우 시황 호조세가 꺾일 수도 있어서다.

특히 업계 수장인 한국석유화학협회장을 맡고 있는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이 법인세 등을 부당하게 돌려받았다는 혐의로 검찰로부터 중형을 구형 받은 것도 부담이다. 허 BU장은 검찰로부터 징역 9년과 벌금 466억원 등을 구형 받았으며 선고 공판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허 BU장은 이날 공판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잘 되게 기도해달라"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허 BU장이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롯데그룹의 화학사업 뿐만 아니라 협회 수장의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장의 부재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기업은 물론 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된다.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