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터뷰] '벤처 1세대'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 "람보르기니폰으로 B2C 시장 출사표"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6 19:25

수정 2017.11.07 17:04

네트워크.SW.車부품 기반  벤처붐 견인
B2B기업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스몰 럭셔리 프리미엄 '람보르기니폰으로 
B2C 시장으로 사업 다각화 시동
커넥티드카 서비스 사업까지 확대
"도전 멈추지 않고 계속 해 나갈 것"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이 성남 대왕판교로 소재 다산타워에서 람보르기니 스파트폰인 '알파원'을 들고 '도전', '기업가 정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이 성남 대왕판교로 소재 다산타워에서 람보르기니 스파트폰인 '알파원'을 들고 '도전', '기업가 정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실패했다고 질책하면 누가 도전하겠어요. 사실 가장 많이 도전하고 많이 실패한 사람도 바로 저입니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 대왕판교로에 있는 다산타워에서 만난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도전'과 '기업가 정신'. 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들이다. 남 회장은 이 단어들과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가 중 한명이다.
지난 1993년 통신장비기업인 '다산네트웍스'를 창업한 그는 2000년대 벤처 붐을 이끈 대표적인 벤처 1세대로 꼽힌다.

그는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자동차 부품, 엔지니어링, 소재 등 기업간거래(B2B)로 기반으로 다산네트웍스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지난해엔 글로벌 통신회사인 존테크놀로지를 사들였다. 한국의 코스닥 상장 기업이 미국 나스닥 상장사를 인수한 첫 사례다. 이처럼 기업간거래(B2B)시장에서 탄탄한 성과를 내고 있는 그의 손에는 지금 람보르기니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라이센싱(IT Device)을 통한 소비자거래(B2C) 시장 공략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택한 것이다.

■'특별한' 람보르기니폰, B2C시장 신호탄

남 회장은 수퍼카 대명사로 불리는 람보르기니 자동차 설립자인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의 아들 토니노 람보르기니가 설립한 브랜드 '토니노 람보르기니'와 손잡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놨다. 남 회장이 1대에 2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알파원'을 낸다고 했을 때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가 있는데다 시장도 이미 포화상태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남 회장은 "대중화된 스마트폰 속에서 명품 브랜드, 소재 디자인 등으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시장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다산은 스마트폰 제조 개발사가 아니라 마케팅 회사"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40만~50만원대 다이슨 헤어드라이어가 주목을 받듯 사람들은 가치있다고 판단하는 제품에 지갑을 연다"며 "이달 초 중국 론칭을 마지막으로 영국 헤롯백화점, 중동 두바이, 러시아 등에 온오프판매라인 구축을 완성한 만큼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기반 전반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만큼 지문인식으로 보안을 강화한 USB와 고급형 보조배터리 등 IT 기반의 다양한 악세서리 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남 회장은 '기업 간 거래'(B2B)에 국한됐던 유무선 통신기술과 유무선 통신장비와 자동차 산업 등을 B2C 분야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사물인터넷(IoT)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인 핸디소프트를 중심으로 커넥티드카 서비스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지난해 7월 설립한 핸디카가 영국 커넥티드 서비스 전문기업 '탄탈럼'과 아시아에서 커넥티드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남 회장은 "대기업 협력사에서 나아가 자체 제품 공급 기업으로 거듭나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벤처를 창업한다는 생각으로 직접 신규 사업들을 직접 챙겨보고 있다"며 "향후 10년 내 소비자간거래 매출 비중을 그룹 매출의 절반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변화와 혁신 두려워않는 기업가정신 필요"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가지 계획을 쏟아낸 남회장에게 "잘 될까요"라고 묻자 그는 "이제 시작인데 해봐야 알겠죠"라며 웃어보였다.

그러나 그의 대답 속에는 '모험'과 '도전'이라는 벤처 정신이 배어 있었다. 실제로 그가 평소 임직원들에게 자주하는 말도 '도전하라'는 것이다.

남 회장은 "실패를 용인하지 않으면 누가 신규 사업에 맡아 책임지고 하겠는가"라며 "질책하는 것만큼 도전 의지를 깎아내리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 회장이 사업못지 않게 공을 들이는 것이 바로 기업가정신을 '전파'하는 일이다. 현재 그는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 '주어진 현실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려는 도전정신과 행동 의지'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기업가 정신을 실천에 옮기는 열정과 실행력이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4차 혁명시대에 요구되는 기업가 정신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술, 지식, 제품과 연계.융합해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흐름을 읽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내년에 전국 중고등학교에 기업가 정신이 사회과목 교과내용으로 정규화된데 기대감을 드러냈다. 내년 고등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2019년 중2, 고2에 도입되는 등 순차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남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신뢰받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사회 중심 의사 결정 구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국 기업인 다산존솔루션즈의 기업문화를 받아드린 것이다.
그는 "각자의 권한과 책임에 기반해 철저하게 역할을 수행하는 시스템이 공정하고 효율적인 기업 문화를 이루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창업자가 아닌 2, 3세 경영자가 물려받는 고착화된 사회보다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와 역동적인 변화의 에너지가 넘치는 건강한 기업문화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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