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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박근혜에 '최순실 존재 인정' 건의했으나 묵살"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6 20:08

수정 2017.11.06 20:08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사진=연합뉴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존재를 인정하자는 건의를 묵살했다는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안 전 수석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10월12일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성우 전 홍보 수석과 함께 최씨 존재를 인정할 것을 건의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안 전 수석에 따르면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가 있느냐"는 김 전 수석의 질문에 "비참하다"면서도 "(최씨의 존재를) 꼭 인정해야 하냐"고 답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최씨 존재를 인정할 정도로 비참한 상황으로 가고싶지 않다"며 계속 거절했다는 게 안 전 수석의 설명이다. 이후 거듭된 건의에도 박 전 대통령은 같은 입장을 보이면서 최씨의 존재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 전 수석은 최씨의 존재와 관련해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게 원망을 드러냈다고도 진술했다.
그는 "JTBC의 태블릿PC 보도 이후 정 전 비서관에게 왜 내게 최씨 존재에 대해 미리 말해주지 않았냐고 원망했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으로부터는 비선실세 의혹 보도 이후 최씨 문제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담긴 법률 검토 문건을 받아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문건에는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당시 최씨가 직원 인선과 모금에 관여한 것은 민간인이기 때문에 적용되지 않고, 재단 돈이 무단으로 사용된 정황도 없어 횡령죄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안 전 수석은 또 "독대 사실을 비공개로 했는데 우 전 수석이 이미 알고 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며 우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과 7개 그룹 총수들의 단독면담을 사전에 알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놓았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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