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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LG전자 창원 R&D센터 가보니…'와우'제품으로 고객 감동 실현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7 10:00

수정 2017.11.0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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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6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창원R&D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승걸 쿠킹/빌트인BD담당 전무, 송 사장, 박영일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 부사장).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6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창원R&D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승걸 쿠킹/빌트인BD담당 전무, 송 사장, 박영일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 부사장).
"와우 제품은 고객들이 자신도 모르게 '와우!'하고 감탄사를 내뱉게 되는 제품을 의미합니다."
송대현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본부 사장은 와우 제품은 곧 히트 제품이 되고, 이는 곧 실적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러한 와우 제품 탄생을 위해 약 1500명의 연구 인력이 머리를 맞대는 곳이 창원 연구·개발(R&D)센터다. 송 사장의 표현에 의하면 창원 R&D센터는 "주방가전이 이 빌딩 내에서 제품화돼서 생명을 가지고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그야말로 주방가전의 산실(産室)"이다.


6일 찾은 경남 창원의 LG전자 R&D센터 빌딩은 거대한 냉장고를 연상케 했다. 지하 2층, 지상 20층 규모의 창원 R&D센터는 실제로 냉장고에서 모티브를 얻어 백색가전 컨셉트로 디자인됐다. 김성은 LG전자 연구원은 "창원국가산업단지에서 R&D센터가 가장 큰 건물"이라며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창원 R&D센터는 본래 산재돼있던 각 사업부의 연구 인력들을 한 데 모아 융복합 연구를 가능케 했다. 기존에 비해 연구공간은 50% 늘어나고. 1인당 근무면적이 40% 넓어졌다.

주방가전의 메카…R&D 인프라에 집중 지원
LG전자 연구원들이 3D프린터로 만들어낸 냉장고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연구원들이 3D프린터로 만들어낸 냉장고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4층 3차원(3D) 프린터실에는 4대의 대형 3D 프린터가 따뜻한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3D 프린터는 실제로 제품에 적용되는 부품이 아닌, 제품 프로토타입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든다. 한 제품마다 약 50여종의 부품이 3D 프린터실에서 만들어진다. 박수소리 LG전자 연구원은 "3D 프린터로 크게는 프렌치 냉장고 도어도 만들 수 있다"며 "4대를 합해서 약 20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설비"라고 전했다. LG전자는 3D 프린터를 통해 연간 약 7억원을 절약하고 있다. 그는 "기존에 비해 시간을 약 30% 단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14층에 위치한 글로벌쿠킹랩은 LG전자의 주방가전을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연구하는 공간이다. 글로벌쿠킹랩에는 실제로 피자 레스토랑에서나 볼 수 있는 화덕오븐, 아웃도어 그릴러, 탄두르 등의 요리 설비들이 갖춰져 있다. 탄두르는 파키스탄, 인도 등에서 쓰이는 원통형 화덕이다. 이 공간에서 만들어진 한국 요리 레시피만 해도 130여가지다. 최근엔 수비드(Sous Vide) 조리방식을 오븐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수비드는 재료를 진공 포장해 원하는 온도로 데운 물에 넣어 조리하는 방법이다.

창원 R&D센터는 주방가전 맞춤 이색 연구 인력들도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워터 소믈리에'가 있다. 이병기 LG전자 선임연구원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자격을 인정한 물 감별 전문가다. 그는 "고객들에게 보다 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워터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미생물학을 전공했다는 이 연구원은 정수기 개발 과정에서 물의 맛과 품질을 평가한다. 또 정수기 수질 관련 불만이나 문의가 들어오면 직접 고객을 찾아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스마트 공장·스마트홈 대비할 것
LG전자 창원1사업장의 현재 모습 및 스마트공장 구축 후 조감도
LG전자 창원1사업장의 현재 모습 및 스마트공장 구축 후 조감도
지난 9월 말 LG전자는 올해 말부터 2022년까지 총 6000억원을 투자해 창원1사업장을 친환경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발표했다. 창원 R&D센터는 스마트 공장 전환 계획의 첫 단계다. LG전자 스마트 공장의 통합 생산 시스템은 주요 부품들을 몇 가지의 패키지로 구성하고 서로 다른 모듈들을 조합해 여러 종류의 모델을 만드는 '모듈러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다. 창원 R&D센터는 제품 기획, 개발 단계에서 스마트 공장의 모듈러 디자인 전략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가전제품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송 사장은 "인공지능(AI) 베이스로 연결되는 오픈 커넥티비티, 스마트홈 솔루션이 대세"라며 "가전제품이 지능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LG전자는 현재 대부분의 제품에 무선 인터넷을 장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창원 R&D센터 역시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가전제품의 변신을 준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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