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文·트럼프 회담, 경제동맹도 흔들림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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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질적 무역적자에 불만.. FTA 협상서 윈윈 묘수 찾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부터 무역 이슈를 꺼냈다. 그는 이날 경기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에서 "미국에서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내가 여기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진행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무역에 부정적이다. 지난 1월 취임하자마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했다. 이어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가입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뜯어고치겠다며 벼르고 있다. 한.미 FTA도 그의 표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미 한.미 두 나라는 두차례 협의를 마쳤다. 지난 8월 서울에서 1차 특별공동위원회가 열렸고, 이어 10월엔 워싱턴에서 2차 회의를 가졌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폐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정협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장사꾼'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비즈니스맨은 계산에 능하다. 그 진면목을 일본에서 봤다. 아베 신조 총리는 과공(過恭)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을 극진히 모셨다. 하지만 트럼프는 결정적인 순간에 계산서 내미는 걸 잊지 않았다. 그는 아베와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불공평한 무역관계 해소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산 무기 구매를 대놓고 요구하기도 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무역이) 수십년간 매우 불공평했다"고 불평했다.

대미 무역에서 한국은 꾸준히 흑자를 올리고 있다. 5년 전 FTA가 발효된 뒤 흑자폭은 더 커졌다. 사실 대미 흑자는 구조적인 측면이 있다. 두 나라 간 무역은 철저히 시장원리에 따라 이뤄진다. 누가 강요해서 더 사고 덜 사는 게 아니란 얘기다. 미국 안에도 한.미 FTA를 두둔하는 이들이 꽤 있다. 이들은 협정 문구를 몇 자 고친다고 두 나라 무역수지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렇다고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불평을 마냥 흘려들을 수만은 없다. 어떤 나라도 고질적 무역적자를 반기지 않는다. 이는 과거 한국이 일본에 가졌던 불만을 떠올리면 알 수 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7일 서울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한.미 관계를 고려해 한국이 규제를 풀고 미국 상품을 좀 더 수입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것도 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한.미 FTA 개정협상엔 당당히 임해야 하지만 적자에 시달리는 교역 상대국의 불평은 달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