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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맥도날드 ‘격세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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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 맥도날드(마이당라오)가 최근 사명을 변경했다.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기존 '중국맥도날드'에서 '진궁먼'(金拱門·금색아치문)으로 법인명을 바꿨는데 점포 상호는 '마이당라오'를 그대로 유지한다. 처음 중국 진출 당시 서구 문화의 상징이었던 맥도날드에 대한 중국인들의 입맛과 태도가 최근 들어 급변하면서 자구책 차원에서 이같은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한때 서구 현대화의 상징이었던 맥도날드가 이제는 중국인들에게 싸고 저렴한 음식으로 전락했다.

1975년 홍콩에 맥도날드 매장이 처음 열릴 때 당시 맥도날드 인기는 현지 언론에서 '빅맥 열기'라고 표현될 만큼 새로운 현상으로 인식됐다. 홍콩에서의 열기는 급기야 중국 선전으로 퍼졌고, 1990년 중국 본토인 선전에 첫 매장을 열게 된다. 당시 맥도날드 매장 앞에는 햄버거를 맛보기 위해 긴 줄을 섰고 매장 오픈 첫날 3시간만에 일주일치 판매량이 동났다.

당시 맥도날드 인기가 워낙 높아서 햄버거 안에 중국 청소년들을 유혹하기 위한 무언가를 몰래 넣었을 것이라 생각하는 일부 중국인 부모들도 있었다고 한다. 맥도날드 인기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 사이에서도 최고였다. 1992년 베이징에 매장을 열었을 때 82세 손님도 있었다.

미국을 방문해 서구의 음식맛과 문화를 누리고 싶은 욕구를 맥도날드 매장에 들러 10위안을 내고 대리만족을 느끼는 게 당시 중국인들이 맥도날드를 대하는 인식이었다.

이토록 중국내에서 인기를 구가하던 맥도날드의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력이 높아진 게 주된 이유다.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1억2200만명의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즐겼다. 중국내 맥도날드 매장에서 서구음식문화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낄 필요 없이 직접 해외로 나가는 중국인이 늘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유형의 서양 브랜드 식당들이 거대 소비시장인 중국으로 몰려온 것도 맥도날드 위상에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중국의 로컬 브랜드들의 약진도 외국계 프랜차이즈들의 경쟁력을 위태롭게 하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맥도날드가 중국 현지화 전략으로 법인명을 바꾼 것은 바로 이 같은 시장환경의 거대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앞서 맥도날드는 아침 메뉴의 25%를 중국 죽과 두유로 바꾸는 등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중국맥도날드의 경영권이 바뀌면서 현재 2500개의 매장을 2022년까지 4500개로 늘린다는 계획 아래 현지화 전략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