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고공행진’ 美.신흥국 증시 내년까지 간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0 17:39

수정 2017.11.10 19:42

‘트럼프랠리’가 이끈 美증시, S&P500지수 21% 상승
신흥국도 경제성장 주도로 MSCI ETF 32%나 급등
전문가들 내년 전망 낙관속 증시과열·변동성 확대 경고
‘고공행진’ 美.신흥국 증시 내년까지 간다?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올해 미국 뿐 아니라 신흥국 증시도 몇년래 최고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미 증시는 탄탄한 경제 펀더멘털과 '트럼프 랠리'가, 신흥국 증시는 약달러와 경제성장에 대한 낙관론이 증시 호황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증시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증시과열과 거품 붕괴, 변동성 확대 등의 위험성도 경고하고 있다.

9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ETF는 올들어 32% 상승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폭이다. 달러 약세와 신흥국 경제에 대한 기대가 호재로 작용했다.


맷 말리 밀러타박 증시 전략가는 "신흥국 경제가 지금 매우 호황을 누리는 여러 이유가 있다"며 "신흥국 경제가 잘나가고 있고 이 지역의 많은 국가들이 원자재에 기반하고 있으며 구리와 석유 랠리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텐센트와 알리바바 같은 기술 대기업들의 주가가 지난 9월 초 달러 반등에도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증시 역시 지난 1년간 사상 최고치를 수차례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1년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 올랐다. 이는 역대 미 대통령들 가운데 3번째로 높은 상승폭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기업적 정책이 랠리에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급진적인 무역 및 이민 공약에 충격받은 시장이 법인세 인하와 규제완화, 인프라 지출 확대 공약 등에 낙관론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미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국내외 경제가 개선되고 있는 것도 랠리를 이끌었다. 최근 이트레이드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투자자들의 61%는 증시 활황을 주도하는 요인으로 미 경제개선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 및 트럼프 행정부를 주요인으로 꼽은 응답자는 32%에 그쳤다.

일부 응답자들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가 당선됐더라도 낮은 실업률과 저금리라는 경제환경 덕분에 '힐러리 랠리'가 펼쳐졌을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과 미국의 증시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신흥국의 경우 무역 확대와 기업 실적 개선세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나 산체스 찬티코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신흥시장을 좋아한다"며 "무역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신흥국 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신흥국 기술주에만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미 증시 전망도 낙관적이다. 다만 상승폭은 올해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투자은행 파이퍼제프리는 지난 7일 장 마감 기준으로 미 증시가 내년에 1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간체이스는 S&P500지수의 내년 상승폭이 3.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오를만큼 올랐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에 따른 미 증시 과열을 경고했다. CNN머니는 "이미 건강한 경제에 비싼 약을 추가하는 것은 주식시장을 과열시킨다"고 말했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지금은 재정확대 시기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모간스탠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감면안이 거품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찰스슈왑인베스트먼트의 오마르 아귈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시장이 여전히 랠리를 확장시킬 수 있다고 믿지만 랠리가 쭉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라며 "변동성이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sjmary@fnnews.com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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