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초대형 IB 선두에 선 한국투자증권 "금융 동맥경화 뚫은 윤활유 되겠다"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3 19:29

수정 2017.11.13 19:29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3일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금융위원회에서 받은 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3일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금융위원회에서 받은 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13일 초대형 투자은행(IB) 발행어음 인가안(단기금융업)을 업계 최초로 따내며 증권업계 새 역사를 썼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초대형 IB 육성 정책 취지인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 주문에 화답하듯 "기존 은행권이 커버를 못했거나 더 많은 비용을 들였던 금융시장의 '동맥경화'를 뚫는 윤활유로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2주 내로 초대형 IB 사업을 위해 약관을 변경한 뒤 곧바로 발행어음 판매에 돌입한다. 올해 한 달 남짓 남은 기간이지만 한국투자증권은 1조원 이상을 조달하면서 발행어음 시장 선두주자로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기업금융 투자 비중도 확 끌어올릴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 외 초대형 IB 인가안을 함께 신청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은 초대형 IB 지정안만 승인받는 데 그쳐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환전업무만 진행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초대형 IB 핵심인 발행어음을 허용하는 단기금융업은 한국투자증권만 인가를 결정했다. 초대형 IB 지정안은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등 5개 증권사 모두 지정했다. ▷ 본지 11월 1일 1·6면 참조
금융위는 초대형 IB 인가 심사안을 지난 7월 동시에 냈으나 단기금융업 심사를 아직 진행 중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아직 심사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인가 절차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증권사마다 인가 심사가 오래 걸리는 사유가 있지만 심사가 완료되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와 정례회의로 이관하겠다는 원칙을 충분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8월 초대형IB 육성방안 발표 후 1년 3개월 만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는 종합금융투자회사가 출현하게 됐다"면서 "우리 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기 위해서는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서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대형 IB 출현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면서 "증권사 임직원과 금융당국 모두 막중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은행연합회가 은행권을 대표해 증권사의 초대형 IB 인가안을 내주면 안된다고 공식 입장을 낸 것에 대해 '혁신 성장'이라는 문재인 정부 정책 실현을 위해서 초대형 IB 사업의 필요성으로 대답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상호 사장도 이날 '1호 초대형 IB 사업자'로 기자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은행, 기관투자자, 개인이 손을 대지 않은 '빈틈'을 우리가 메우는 것으로 업권 충돌이 아니다"면서 "신규 모험자본 공급은 제1금융권에서 소외된 신생기업 자금문제를 해결하는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4차 산업혁명을 통한 국가 경제 발전에도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1조원, 내년은 4조원, 2019년 6조원, 2020년에는 자기자본의 2배인 8조원까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금융 투자 비율 50%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유예된 1년 6개월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끌어올려 초대형 IB가 적극적으로 기업금융 활성화에 나서는 모범 사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시장과 정치권이 가진 두 가지 우려인 '초대형 IB가 과연 혁신 기업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것인가'와 '혁신 기업에 투자하다 유동성 위기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상반된 질문에 대해서는 유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은 신생 벤처기업 네크워크가 가장 좋은 회사고 발행어음은 수신 싸움이 아닌 운용의 경쟁"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투자증권은 우수 벤처캐피털(VC)와 교류를 넓혀 초기 성장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A등급 이하의 회사채 시장 활성화와 회생 가능성이 높은 구조조정 기업을 선별해 공격적인 대출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증권 본연의 기업금융 역량을 발휘해 기업 간 사업재편을 주도하고 국내 유망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에서도 나설 예정이다.
유동성 비율은 금융당국이 정한 1개월, 3개월 100% 유동성 비율을 철저히 준수해 운용하겠다고도 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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