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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韓中日 ‘정상회담 조기개최’ 요청...불꽃 튀는 아세안 ‘외교전쟁’

전선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4 12:15

수정 2017.11.14 12:15


문 대통령,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 (마닐라=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왼쪽부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가 14일 오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함께 앉아 있다. 2017.11.14 kjhpre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연합 지면화상
문 대통령,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 (마닐라=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왼쪽부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가 14일 오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함께 앉아 있다. 2017.11.14 kjhpre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연합 지면화상
【도쿄=전선익 특파원】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아세안 국가 정상들과 미국, 러시아 정상들이 모여 불꽃 튀는 외교전쟁을 펼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리커창 중국 총리와 한국·중국·일본의 정상회담을 조기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14일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13일 리커창 총리와 1시간가량 면담을 하고 한중일 정상회담 조기 개최를 약속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제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포함해 협력을 심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한중일 정상 회의의 중국 측 참가자가 될 리커창 총리를 연내 일본에 초청할 계획이라 밝혔다. 아베 총리는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도 ‘한중일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위해 리커창 총리의 방일을 올해 안에 추진해 달라 부탁했었다.

일본과 중국은 경제 교류도 추진했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를 비롯해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의 조기 타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리커창 총리가 중국 측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fnDB
리커창 총리가 중국 측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fnDB
중국은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세심한 전략을 펼쳤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아세안과 중국의 정상회의에서 “좋은 이웃,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우리는 아세안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 섬을 조성하며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문제를 빚고 있는 중국이지만 회의에서는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아사히신문은 “아세안과 중국의 회의에서 남중국해는 더 이상 대립이 아닌 협력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고 전했다.

남중국해 문제의 중재자로 나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12일 “남중국해 문제는 지금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중국과 전쟁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외교의 힘이라 볼 수 있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10월 방중한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거액의 경제지원을 약속했다. 아사히신문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실리를 취하고 중재 판결을 봉인한 것이라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아세안 외교전의 최고 핵심은 ‘대북정책’이 될 전망이다. 한국·미국·일본·중국·러시아는 이날 열릴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북한 대응 문제를 놓고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압력 강화’를 호소하는 한·미·일과 ‘대화 중시’를 선호하는 중·러가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아세안)과 섞여 어떻게 논의를 추진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마지막으로 일련의 아시아 순방을 마무리한다. 아시아순방 내내 ‘강한 북한 압박’을 주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 일본과 함께 북한을 압박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압박 주문에 맞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압박 수위를 더욱 올릴지가 최대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순방 길에서 자신의 트위터에 “시진핑 중국 주석이 대북제재 수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고 올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도 북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언뜻 보면 북한 압박에 동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미일과 완전히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직 아니다. 미국과 일본이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이 핵 폐기 선언을 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은 아닌 것이다.

(마닐라=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 서밋홀에서 열린 제19차 한-아세안(ASEAN) 정상회담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scoop@yna.co.kr /사진=연합뉴스
(마닐라=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 서밋홀에서 열린 제19차 한-아세안(ASEAN) 정상회담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scoop@yna.co.kr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3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고 EAS에 참석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비전통적 안보위협 지역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방침이다. 이후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과 아태지역 역내경제 통합 차원에서 협정이 갖는 중요성을 재차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을 끝내고 귀국해 북한과 무역 등에 관한 중대한 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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