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병 압박' 문형표·홍완선, 징역 2년6월 선고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울고등법웝에서 열린 2심 선고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1)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61)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은 14일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국민연금공단의 자율적 관리운영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실추시켰다"며 이들에게 각각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문 전 장관에 대해 "국민연금의 관리운용 주체인 문 전 장관의 승인 없이 삼성물산 합병 안건에 찬성하도록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문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보건복지부 공무원은 국민연금이 합병 안건에 찬성의결 하도록 전문위가 아닌 투자위에서 결정하게끔 반복적으로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전 장관은 국민연금에 대한 지도감독권한을 남용해 복지부 공무원을 통해 홍 전 본부장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고, 국회에서 허위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홍 전 본부장에 대해서는 "투자위 위원에게 찬성을 권유하고, 캐스팅보트로 합병비율 개선을 요구할 수 있었는데도 지위를 상실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에게 가액 불상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국민연금이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상실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양형 사유에 대해 "특정기업의 합병 성사를 목적으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의결권 행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훼손했다"며 "국민연금의 손해를 초래한 점 등을 종합하면 엄정하게 처벌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 전 장관은 외부 인사로 구성된 국민연금 '주식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합병에 반대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내부 인사로 구성된 투자위원회에서 안건을 다투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직권남용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홍 전 본부장은 합병 찬성 근거를 마련하고자 시너지 효과를 과대평가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